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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우물만 팠더니 열리는 세계, 블록크래프터스 이건희 이사

<사진제공 : (주)하프스>

‘블록체인', ‘가상화폐’, ‘디지털 자산’ 어느덧 귀에 익숙히 들려오는 단어들이다. 그러나 우리 같은 대다수의 비전문가에게는 여전히 손에 잘 잡히지 않는, 막연히 ‘미래'의 일처럼 들려오는 개념이기도 하다.

여기 햇수로 5년 전인 2018년, 블록체인 관련 스타트업에만 투자하는 액셀러레이터로 출발한 곳이 있다. 블록체인이라는 미래를 현재로 만들려는 사람들, ‘블록크래프터스’다. 강남역 한복판에 위치한 이들의 사무실 분위기는 왠지 회사보다는 대학교 동아리방을 방불케 했다. 후드티나 스웻셔츠 등 대학생스러운(?) 차림의 이들이 곳곳에 모여 화이트보드에 무언가를 적고, 설명하고 토론하는 듯한 모습. 어느 공대생들의 스터디방을 엿본다면 이런 장면일까. 

실제로 블록체인이라는 산업은 이과적으로 미래기술일 뿐만 아니라, 개념적으로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실세계에서 존재할 수밖에 없는 여러 제약이 가상의 공간에서 허물어지는 경험, 누구나 한 번쯤 있지 않은가? 블록체인의 핵심이 바로 여기에 있다. 가상공간에서 현실 속 장벽을 낮추고 문턱을 없애는 일. 독점이 아니라 확산의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점에서 블록체인은 기술 이전에 하나의 진보적 개념으로 작동할 수 있다.

현물이 아닌 아이디어에, 발 딛고 선 땅이 아닌 온라인 가상공간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려는 시도 모두 이 블록체인하에서 이뤄지고 있다. 지금 시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있는 암호화폐, 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능토큰) 등이 대표적 예다. 

블록크래프터스는 이러한 블록체인의 미래를 일찌감치 예견했다. 이미 2019년, 업계 최초 블록체인 육성기관으로 선정돼 ‘챌린지X’라는 프로그램을 출범, 지금까지 4기째 초기 스타트업 육성 및 지원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총 32개 업체를 액셀러레이팅, 12억원 정도를 투자했고, 이 중 후속투자에 성공한 기업은 60~70%에 육박한다. 실로 블록크래프터스를 만나기에 이보다 적기일 수 없는 요즘. 액셀러레이팅을 총괄하고 있는 이건희 이사와 마주 앉았다.

블록크래프터스 로고 <사진제공: 블록크래프터스>

블록크래프터스 소개를 해달라.

저희는 블록체인 기반, 4차산업 융합 스타트업들을 중심으로 투자하고 액셀러레이팅하는 회사다. 2018년 5월에 설립해서 5년차를 맞았고. 그때부터 다양한 ‘디지털 자산’(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암호화폐, NFT 등을 통칭) 프로젝트들을 검토하면서 글로벌 대상으로 투자와 액셀러레이팅을 진행하다가, 2019년부터 시장 상황의 변화들을 반영해서 스타트업의 지분투자 영역까지 확대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을 했다. 그때부터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에 대한 지분투자를 집중적으로 늘려갔다. 

2019년이 어떻게 보면 첫번째 전환점이 된 거라고 볼 수 있을까?

맞다. 그때부터 챌린지X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해서 멘토링부터 투자유치까지 다양한 지원을 제공해왔다. 한 기수당 5~8개 업체가 참여를 했고, 현재까지 4기 프로그램이 완료된 상황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저희가 액셀러레이팅을 진행한 곳들 중에 현재 후속투자를 받은 기업들이 60~70% 이상 되고 있고. 지금 그 스타트업들의 기업가치가 한 5천억원 이상 된다고 추정하고 있다. 

말만 들어도 엄청난 숫자인 것 같은데?

시장이 저희가 생각한 것보다도 급속도로 빨라져서 저희도 예상치 못하게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에 대한 리턴이나 성장률이 높았다. 정말 빠른 업체는 1년 만에 30배 이상 성장한 업체도 있다. 감사하게도 발굴이 정말 잘 된 케이스들이었고, 저희가 초기투자부터 액셀러레이팅까지 진행한 곳들이라고 볼 수 있다.

2018년도에 블록크래프터스의 초기 멤버로 합류하게 된 계기도 궁금하다. 

제가 블록크래프터스의 창업자와 파트너를 제외하고는 첫번째 직원이다(웃음). 원래 스타트업 초기 액셀러레이팅 업무를 한 3년 반 정도 하고 있을 때였다. 주로 국내 스타트업들의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일이었고. 2018년도에 블록체인이라는 개념이 국내 시장에 한번 싹 올라왔을 때였는데. 저도 이걸 보면서 이 현상이 단순한 버블이 아니라, VC 생태계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을 거라는 느낌이 확 들었다. 제가 이 시장에서 업무를 하려면 블록체인은 무조건 알아야 하는 산업이라는 걸 그때 깨달았고. 그렇게 되면서 관련된 다양한 업체를 찾다가 정말 우연치 않게 제가 원래부터 알고 있던 분이 이 블록크래프터스의 코파운더 중에 한 분이었던 거다. 그분과 그냥 티타임을 했다가 이걸 시작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저도 관심이 생겨서 그때 면접 보고 합류하게 됐다. 

액셀러레이팅 대상을 딱 ‘블록체인’ 업체로 규정을 짓고 출발하게 된 계기도 궁금하다.

2018년 당시에 저희가 세웠던 가설 중 하나가 있었다. 금융상품 중에서도 다양한 시장이 있는데. 거기에는 주식시장도 있고, 채권시장도 있고, 대체자산 시장도 있다. 그때 대표님들이 ‘디지털 에셋’이라고 하는 가상자산, 비트코인 같은 것들이 대체자산의 일부로 자리매김을 할 거라고 비저닝을 하셨다. 작년부터 다양한 기관들이 본격적으로 비트코인에 투자를 하게 되고, NFT 같은 현상들이 급속하게 벌어지는 걸 보면서 가상자산이 대체자산의 일종으로 자리를 잡게 됐구나, 확인할 수 있었다. 가상자산 영역에서 사업을 하는 회사들에 투자하거나 액셀러레이팅을 했을 때 좀 더 높은 기대수익을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있었고. 아트도 가상 대체자산이고, 부동산, 비상장 주식도 대체자산의 일부로 볼 수 있는데. 디지털 자산이라고 하는 게 가상자산의 일부분으로 편입됐을 때 이 시장의 파이가 엄청나게 커질 거라는 확신이 있었던 것 같다.

챌린지X 2기 데모데이 <사진제공: 블록크래프터스>

잠재력에 기대를 건다는 건, 사실상 리스크도 그만큼 크다는 의미도 될 것 같은데. 투자를 결정할 때 나름의 기준 같은 게 있다면?

이 시장이 어떻게 보면 눈으로 검증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이 없기 때문에 팀의 역량, 그 팀이 어떤 비전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는가를 잘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가상 디지털 자산 시장 안에서 어떤 그림들을 그리고 있고, 시대 변화의 흐름에 맞춘 준비들이 얼만큼 되어 있는지, 그리고 이런 것들을 실제로 해나갈 수 있는 능력이 되는지. 준비가 완벽히 안 됐더라도 저희가 어떤 부분을 채워줄 수 있을지, 이런 것들을 전반적으로 검토하게 되는 것 같다. 

공부를 많이 할 수밖에 없겠다. 모든 분야가 그렇겠지만 전에 없던 산업이고, 그래서 특히 더 변화가 많이 일어나는 산업 아닌가?

어쨌든 액셀러레이터라고 하면 좀 더 넓게, 더 깊게 알고 있어야 하는 게 맞을 거다. 시장의 트렌드나 흐름, 큰 줄기를 볼 줄 알아야 할 텐데. 그게 어떤 지식을 습득하는 공부라기보다는 실제로 많은 창업가들, 블록체인 사업을 하시려는 많은 분들을 만나면서 이야기를 듣는 자체가 공부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러면서 지금 세상의 흐름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개인적으로 고민을 더 깊게 하게 되니까. 2018년도에 블록체인이라는 것이 VC 시장을 굉장히 크게 흔들 수도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최근 들어 실제로 그런 상황들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는 걸 목도하면서 놀라기도 하고, 점점 더 빠른 변화의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블록체인이라는 개념이 사실 단어는 익숙하지만 저 같은 비전문가들에게는 정확히 뭘 말하는 손에 잡히지 않는 개념이기도 하다.

제 개인적인 생각을 말씀드려보자면. 철학적으로는 블록체인이 기득권, 또는 기존의 헤게모니를 유지하고자 하는 대형 세력들에 도전하는 시도들, 그 자체를 일컫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VC 시장도 마찬가지로 이전에는 비상장 주식이나 VC라는 게 일반인들은 접근하기가 어려운 시장이었는데. 지금은 블록체인이나 가상자산 시장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챌린징을 받고 있다고 본다. 이런 것들을 좀 더 빨리 캐치하는 게 저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블록체인 산업이 한국에서는 어느 정도 수준으로 올라와 있다고 볼 수 있을까?

국내 시장 같은 경우는 제도권들이 이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정도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작년에 미국이나 서양 쪽을 봤을 때 테슬라를 포함해서 다양한 기업들이 실제로 가상자산을 투자자산에 편입하기 시작했고. 우리나라도 기존 금융권들, 얼마 전에 미래에셋이 실제로 크립토 은행을 만들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를 하기도 했고. 국민은행이나 다른 기존 금융권들이 계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켜보면서 이 시장으로 나아가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아직은 인프라를 만드는 단계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도 어느 정도 잘된 케이스들을 확인할 수 있는 분야라면, 대표적으로 게임산업이다. 게임에서 블록체인이 많이 쓰이기 때문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그 다음 블록체인 메인넷 개발사들도 지속적으로 새로운 도전을 많이 하고 있다. 전통세계에서는 인프라가 깔리는 단계, 가상세계에서는 이미 잘하고 있는 업체들이 나오고 있는 단계라고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블록크래프터스와 비슷한 기능을 하고 있는 곳이 있을까?

국내에서는 해시드가 대표적이겠다. 예전부터 블록체인에 많이 투자를 하셨었고. 해시드뿐만 아니라 다양한 VC나 액셀러레이터 분들도 블록체인 Web3라고 하는 것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기업들의 성장이 급속도로 이뤄지는 것을 보게 되니까. 저희한테도 많은 VC분들이 연락이 오는 걸 보면, 확실히 전통시장도 이쪽에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구나를 체감하고 있다. 

블록크래프터스만의 차별점이라면 뭐가 있을까?

대표님이라든가 파트너들이 대부분 기존에 스타트업 창업 경험이 있거나 VC 출신이라는 것이 강점일 수 있을 것 같다. 저도 기존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왔기 때문에 좀 더 창업자 중심으로 포커스를 두고 있고. 단순하게 투자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이 스타트업과 같이 성장할 수 있느냐에 중점을 둔다. 저희는 이 블록체인이라는 게 국가 간 경계가 없는 비즈니스라고 생각하는데. 해외 인프라를 저희가 잘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서포트할 수 있는 부분이 좀 더 많지 않을까 싶다. 결국 창업자, 프로젝트들이 주인공이고 저희는 그런 주인공들이 잘 액셀러레이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력자, 파트너라는 명제를 잊지 않으려고 한다. 그리고 단순하게 다수의 프로젝트에 돈을 투자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소수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하고 그분들과 일대일 스킨십, 밀착도를 많이 높여서 최대한 적극적으로 지원하고자 한다.

언뜻 생각했을 때,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은 굉장히 전문적인 인력이 모여 있을 것 같다. 한 기사에서 직원의 3분의1 이상이 카이스트 출신이라는 내용도 봤는데. 이곳의 직원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제가 처음 입사했을 때, 3분의1이 카이스트 출신이었던 건 맞다(웃음). 지금은 국내 오피스 4분의1~5분의1 정도 될 것 같고. 구성원 대부분이 스타트업 백그라운드, 창업하셨던 분들 위주로 많이 결성돼 있다. 스타트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실제로 멘토링에도 직접 인볼브하셔서 같이 도움을 줄 수 있는 인력 구성이라고 생각한다.

블록크래프터스 팀원들 <사진제공: 블록크래프터스>

지금 가장 활발하게 이야기되는 산업 안에 있는 사람으로서, 이건희 이사의 요즘 가장 큰 관심사는 무엇인지도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역시 ‘NFT’. 그리고 최근에 ‘다오(DAO, 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라고 탈중앙화 조직이라는 개념이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활발하게 활동하는 다오는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해외는 이미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고. 이런 것들을 비롯해 Web3라고 하는 산업 내에서 일어나는 프로젝트들에 전반적으로 관심이 많다. 

이 일이 왜 재미있나?

이쪽 시장이 중독성이 되게 강하다. 블록체인 시장은 일단 24시간 진행이 되고, 변동성도 엄청 크다. 사람들이 블록체인을 점점 더 많이 경험할수록 올 수밖에 없는 큰 물결이기 때문에 투자 목적보다도 좀 더 넓게 보게 되는데. 결국 이 시장 자체가 기존의 거대한 플랫폼 기업들이나 금융 기득권 세력들이 갖고 있는 것들에 대해 좀 더 분권화와 탈중앙화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과정을 함께 지켜보는 것이 일단 굉장히 재미있고. 아까 말씀드렸던 다오(DAO)라는 컨셉 자체도 해외에서는 이 다오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인프라도 이미 개발이 되고 있고, 실제로 운영을 활발하게 잘하는 곳도 있다. 이런 상황들을 보면서 제가 예전부터 생각했던 가설들이 점차 맞아 들어가는구나, 하는 데서 오는 쾌감이 있다. 또 스타트업 분들과 같이 성장하는 경험은 진짜 감사한 경험이다. 기존에는 블록체인 도입을 전혀 안 하고 있다가 도입을 해서 발전하는 걸 보고, 그걸 옆에서 돕고, 잘 되어가는 과정들을 봤을 때 느끼는 개인적인 만족도가 큰 것 같다. 

지금까지 투자한 업체 중에 대표적으로 몇 곳 소개를 해준다면?

제가 챌린지X 1기부터 있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다 중요하고 의미가 있는데…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는 전제하에(웃음). 잘된 케이스들과 넥스트유니콘을 통해서 발굴한 두 곳 정도 말씀드리겠다. 나인코퍼레이션이라는 회사가 있다. ‘나인 크로니클’이라고 하는 블록체인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개발사이자 중소벤처기업부 아기유니콘으로 선정된 회사인데, 이 팀의 경우 챌린지X 2기 팀에 참여를 했던 곳이다. 저희가 공동 투자하는 것도 같이 진행을 도와드렸고. 저희 회사 파트너 분 중에서 게임 쪽 전문으로 하시는 분이 계셨어서 게임 쪽 네트워크와 멘토링을 많이 해드렸는데. 이게 작년 말에 ‘P2E(Play to Earn)’이라는 컨셉이 들어오면서 기업가치가 1년 반 만에 35배가량 뛰었다. 여기 대표님 같은 경우도 기존에 ‘스포카’라고 하는 도도포인트(휴대폰 번호 기반 포인트 적립 서비스) 창업을 하셨던 분이고. 팀 구성 자체가 굉장히 좋은 팀이어서 잘되실 것이라는 믿음은 있었지만, 이렇게 급속도로 성장하시는 걸 보고 다시 한 번 놀랐다. 

팀 구성이 좋다는 건 구체적으로 어떤 걸까?

일단 블록체인 게임이라는 것 자체가 중앙화된 서버 없이도 굴러갈 수 있는, 탈중앙화된 게임을 개발하는 건데. 그 팀의 경우, 그에 대한 비전이 명확하게 있었다. 탈중앙화된 게임에 대한 필요성을 정확히 갖고 있었고, 이런 것들을 개발할 수 있는 개발 능력까지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좋은 팀이라고 봤었고. 거기에 플러스, 대표님 자체도 ‘LINE' 에서 블록체인 개발을 직접 하신 분이라 이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높았다. 그리고 창업을 이미 한 번 경험해봤던 팀이라는 것, 시리얼 앙트러프러너(연쇄 창업가)라는 점도 높이 샀다. 이게 실제로 되는구나, 저도 배운 것이 많은 팀이었다. 

챌린지X 데모데이 중 레드윗 김지원 대표 <사진제공: 블록크래프터스>

또 다른 팀들은 어떤 팀들인가?

‘레드윗’이라고 블록체인 기반의 연구노트 서비스를 하는 곳이 있다. 이 팀도 기존에 블록체인 창업을 했던 대표님이고, 저희가 프리A 라운드에 들어가서 공동투자를 같이 진행했는데. 대표님이 이 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여성 창업가이고, 굉장히 젋으신데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서 서비스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의지와 노력들이 굉장했다. 국내에서는 연구소라든가, R&D 과제를 집행하는 스타트업, 중소기업의 경우 연구노트를 작성해야 한다. 이걸 기존에는 수기로 작성했다면, 이 서비스 통해서 그 작성한 것을 사진으로 찍게 되면 그게 블록체인 위에 올라가서 그 시간과 데이터가 자동으로 입력이 된다. 그렇게 되면 나중에 특허 분쟁이라든가 누가 이 연구를 먼저 했다, 하는 진위 여부를 판단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넥스트유니콘을 통해서 발굴한 팀 중에 ‘일학교’라는 곳이 있다. 힙합 음원 비트를 사고팔 수 있는 마켓 플레이스인데…

챌린지X 데모데이 중 일학교 김형민 대표 <사진제공: 블록크래프터스>

혹시 대표가 실제 힙합퍼…?

맞다. 대표님이 힙합 아티스트다(웃음). 그 대표님이 직접 프로듀싱한 음원을 팔려고 보니 마땅한 곳이 없었던 거다. 그래서 네이버 블로그 같은 곳에 올려서 판매를 했는데 실제 판매가 되는 걸 보면서 다른 프로듀서들이 자기 것도 팔아달라고 요청이 막 들어오더라는 거다. 그렇게 힙합비트 공유 플랫폼을 만들어야겠다고 시작을 하신 거다. 해외에는 이미 ‘비트 스타즈'라는 대표적인 음원마켓 공유 플랫폼이 있는데, 국내에는 없는 모델이어서 이걸 만드셨고. 이제 NFT 관련 사업도 도입을 준비하고 계시다. 힙합 자체가 또 팬덤 기반의 어떤 문화를 지향하는 거잖나. 힙합 팬덤과 문화를 기반으로 NFT를 결합하면 재미있는 NFT 프로젝트들이 나올 수 있겠다, 매우 기대하고 있는 팀이다. 

마지막으로는 ‘오프널’이라고, 국내 최초 ‘BNPL(Buy Now, Pay Later)' 서비스를 하는 팀이 있다. 해외에는 아마존이나 대부분의 이커머스 사이트에 이미 ‘BNPL’이 자리가 잘 잡혀 있거든. 그리고 동남아 같은 금융 인프라가 부족한 곳에서도 이 서비스가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데. 국내에는 신용카드 할부 개념이 이미 잘 되어 있어서인지, BNPL 쪽에는 거의 플레이어가 없다시피 한다. 물론 네이버나 쿠팡, 기존의 거대 핀테크 업체들이 도입해서 진행하는 상황이긴 하지만, 스타트업 사이즈에서는 여기 도전하는 팀이 좀처럼 없었다. 해외 사례들을 봤을 때 이미 충분히 시장도 커지고, 국내에서 아무리 신용카드 할부가 잘 되어 있고 인프라가 잘 조성되어 있다고 해도 이런 니즈가 분명히 있을 거라는 판단이 들었다. 여기는 향후 크립토 경제, 토큰 이코노믹스를 결합해서 단순하게 BNPL이 아니라 유저들에게도 베네핏이 갈 수 있도록 하는 그런 구조를 짜는 것들을 지금 함께 논의하고 있다.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왠지 근미래의 사회상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느낌이다. 사회의 혁신에 기여하는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는 스타트업으로서, 블록크래프터스는 어떤 혁신에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혁신이라는 게 너무 거창한 단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는 저의 삶을 조금 더 편리하게 바꿔주는 것들, 꼭 엄청난 변화가 아니더라고 이런 것들 모두가 좋은 혁신이라고 생각한다. 특정 소비군이나 특정 유저층을 잘 공략해서 그들이 느끼는 불편함, 그들이 필요한 니즈를 잘 파악하는 스타트업이 좋은 사회적 변화를 만들어나갈 텐데. 그중에 하나가 저는 블록체인이라고 본다. 기존 유저들이 어떤 편리한 앱에서 좋은 서비스를 제공받는다고 해도 결국 거대 플랫폼이 돈을 벌 수밖에 없는 구조가 여전히 존재한다. 그러나 블록체인이나 블록체인을 활용한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들을 사용하게 되면, 유저들이 사용한 것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도 있고. 심지어 본인들이 이 플랫폼 내에서 기여한 만큼 가져갈 수 있는 경제활동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저희가 생각하는 혁신과도 맞닿아 있다.

제공하는 서비스를 그냥 받는 것이 아니라, 쌍방향적인 것?

맞다. 어떻게 보면 단순한 플랫폼 사용자에서 좀 더 나아가서 참여형 소비자 연대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저희는 그게 가능하다고 믿고 있는 거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P2E(Play to Earn)’인데. 필리핀 같은 개발도상국에서는 이걸 통해서 월급보다 더 많이 수령을 해가는 케이스도 나타나고 있으니까. 단순히 어떤 한 가지의 변화에 기여하는 게 아니라, 점차 좋은 쪽으로 더 많은 변화들을 만들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블록크래프터스의 성공은 어떤 모습일까?

블록체인이라는 더 좋은 생태계를 만드는 것. 블록체인 창업자만이 아니라 일반 스타트업 창업자들도 이를 경험할 수 있게 하고, 나아가 산업 간 경계 없이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건강한 창업 생태계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것. 그 정도면 성공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블록체인 시대가 온다, 블록체인으로 돈을 벌자.” 필자의 미래산업, 4차산업에 대한 이미지는 이 정도의 1차원적인 시각에 가까웠을지 모른다. 최근의 비트코인 ‘광풍’과도 연결되면서 블록체인에는 긍정적인 미래기술이라기보다는 새로운 투기라는 부정적 인식이 덧씌어진 것도 사실이다. 

블록크래프터스는 블록체인을 돈을 버는 ‘수단’으로 바라보기 이전에, 소수에게 집중된 힘을 분산화하는 ‘목적’으로서 이야기한다. 기존의 조직이나 세력, 기술이나 정보, 그래서 자본을 점점 분산시키고 확산하는 과정 그 자체. 이것은 어쩌면 또 다른 패러다임의 전환에 가까울지 모른다. 블록크래프터스의 이야기를 듣기 전에는 전혀 몰랐던 사실이기도 하다. 

예상치 못한 바이러스와 함께 사는 하루하루, 미래란 점점 더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안갯속이었다. 게다가 그 색깔은 밝은 색보다는 잿빛의 영역이었을 요즘. ‘물이 반이나 남았네?’보다는 ‘물이 반밖에 안 남았네’ 한숨이 잦던 최근. 블록크래프터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어쩐지 우리의 ‘넥스트’가 조금은 더 밝은 영역으로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온통 손에 잡히지 않는 ‘개념’들을 이야기하며 어느새 손가락 사이로 ‘비전’이라는 것이 스며들어오는 것 같았다. 

여기, 미래라는 단어 뒤에 희망을 데려오고자 분투하는 ‘넥스트 유니콘’들이 있다. 그 기업들의 조금 앞선 곳에 혹은 곁에 블록체인 공예가, 블록크래프터스가 있다. 

필자 성영주

매거진 기자로 업의 처음과 끝을 지내고 있다.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많다. (매번 지친다.) 자기 밥벌이가 급급해서 남의 밥벌이도 중요하다는 걸 주억주억 깨닫는다. 늦다. 늦는 게 나쁜 게 아니라는 걸 알아가는 것도 늦다. 노동하는 자는 신성하다. 노동이라는 단어가 핫한/트렌디한/최신유행의 단어들에 의해 마구 놀아지고 그래서 오롯이 살아 있으면 좋겠다. 노동은 신성하고, 당신도 노동자다. 나와 같이. ⟪오늘만 사는 여자⟫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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