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대] 2022년 무기가 될 10가지 키워드

연봉 1억인 당신이 늘 HENRY(High Income Not Rich Yet)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서울 최고급 백화점을 표방하는 ‘더현대서울’은 왜 운동화 리셀 매장을 열었을까요? SNS 마켓을 열기 위해 최소 몇 명의 팔로워가 필요할까요? ‘꼰대’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검색한 세대는 누구일까요? 오늘 바쁘대는 다음 해를 미리 준비하는 한 걸음 앞선 이들의 필독서 ⟪트렌드 코리아 2022⟫를 대신 읽어드립니다.
흑범 내려온다
“우리를 죽이지 못하는 것들은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든다.” 니체의 말입니다. 거의 2년이 넘는 팬데믹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든 삶을 계속 이어왔습니다. 기나긴 역병의 시간 속에서 획기적으로 발전한 기술은 오히려 우리가 꿈꾸던 세상을 더욱 앞당기고 있습니다. 김난도 교수를 필두로 한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위드코로나’를 준비하는 10가지 키워드의 앞글자를 모아 “TIGER OR CAT”으로 정리했습니다. 검은 호랑이의 해, 거침없이 포효하는 호랑이가 될지 야옹하는 고양이에 그칠지는 2022년을 강타할 10가지 키워드 획득에 달렸습니다.
2022년을 판가름할 10대 트렌드 키워드
Transition into a ‘Nano Society’: 나노사회
산업화 이후 지속적으로 개인화되는 메가트렌드에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국사회의 원자화에 결정타를 날렸습니다. 직장도, 모임도, 심지어 가족도 현저하게 결속력을 잃어가는 가운데,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개개인은 홀로 살아남아야 한다는 과제를 혼자 짊어지게 되었습니다.
Incoming! Money Rush: 머니러시
홀로 살아남아야 한다는 부담감은 ‘돈을 더 벌어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귀결됩니다. 금광을 향해 서부로 달려가던 미국의 골드러시 시대처럼 좀 더 다양하고 커다란 수입의 ‘파이프라인’을 좇는 머니러시의 연대기가 시작되었습니다.
Gotcha Power: 득템력
소비자들의 가치관은 늘 변하기 마련입니다. 소비의 가장 중요한 심리적 동인 중 하나가 ‘과시’인데 예전에는 비싼 브랜드의 구매로 자신의 지위를 드러내곤 했습니다. 이제 정보가 풍부해지고 사치가 민주화된 현대사회에서는 돈이 있어도 쉽게 구할 수 없는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는 득템력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상품 과잉의 시대, 돈만으로는 부를 드러낼 수 없는 현대판 구별짓기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Escaping the Concrete Jungle: 러스틱 라이프(Rustic Life)
나노사회를 살며 머니러시를 추구한다는 것은 아무리 루틴과 건강을 챙긴다고 해도 피곤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차츰 재택근무·원격학습의 기회가 늘어나면서, ‘꼭 비싸고 복잡한 도시에 살아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하게 될 것입니다. 논밭뷰, 불멍, 풀멍 등 촌스러움이 힙해지고 있는 이유입니다. 러스틱 라이프는 도시와 단절되는 삶이 아니라 도시에 살면서도 삶에 소박한 촌스러움을 더하는 새로운 지향을 의미합니다. 과밀한 주거·업무 환경에서 고통 받는 대도시나 고령화·공동화 현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자체 모두 이에 주목해야 합니다.
Revelers in Health: 헬시플레저
전 세계를 휩쓴 역병의 시대를 지나온 우리 모두에게 건강과 면역은 가장 중요한 주제입니다. 특히 눈여겨봐야 할 것은 젊은 세대가 더 이상 건강과 다이어트를 위해 고통을 감수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왕 할 거라면 즐겁게! 편하게! 실천 가능하게! 성인병 예방을 위해 병원을 찾는 20대가 급격히 늘어나는 ‘얼리케어 신드롬’도 주목해야 합니다.

Opening the X-Files on the ‘X-teen’ Generation: 엑스틴 이즈 백
MZ세대라고 불리는 젊은 소비자가 화두이긴 하지만, 시장에서 그들보다 훨씬 더 큰 영향력과 양적·질적 변화를 보이는 세대는 바로 40대, 즉 X세대입니다. 이전 세대와 달리 경제적으로 풍요한 10대를 보냈고, 10대인 자녀와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부모 세대라는 의미에서 이들을 엑스틴이라고 명명합니다. 이들은 사실상 지금의 시장을 떠받치고 있는 기둥입니다.
Routinize Yourself: 바른생활 루틴이
한정된 자원과 시간으로 더 많은 벌이를 만들려면 자기관리에 철저해야 합니다. 근로 시간의 축소와 재택근무의 확산으로 생활 및 업무 자유도가 높아지면서, 오히려 자기관리에 대한 욕구가 커졌고 스스로를 통제해 생산성을 높이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이러한 자기통제 노력은 업글인간식 자기계발이 아니라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힐링을 도모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미세행복을 추구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Connecting Together through Extended Presence: 실재감테크
코로나로 인한 ‘언택트’ 트렌드의 일반화는 사람들 간 소통에 대한 필요성을 크게 증대시켰습니다. 팬데믹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은 시공간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완전한 실재감을 느낄 수 있게 만드는 실재감테크입니다. 온라인 줌회의에 지친 사람들은 이제 개더타운에 모여 일하고 회의합니다.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가상의 공간에서 말입니다. 실재감테크는 이렇듯 가상공간을 창조하고, 그 안에서 다양한 감각적 자극을 제공해, 인간의 존재감과 인지능력을 강화시켜 생활 스펙트럼을 확장시키는 기술을 말합니다. 진짜와 가짜의 경계가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Actualizing Consumer Power: 라이크커머스
친구 페이스북을 보다가 맛있어 보여서 구매한 블랙라벨 스테이크. 내가 팔로우하는 뷰티 크리에이터가 추천해준 립스틱. 우리는 이제 웬만하면 쇼핑몰로 들어가지 않습니다. SNS를 하다가 태그를 따라 들어가 구매하는 ‘상시’ 쇼핑 시대가 열렸습니다. 크리에이터들은 이제 남의 제품을 파는 데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자기가 직접 만든 제품을 자기가 홍보하고 자기가 팝니다. ‘좋아요’에서 시작하는 D2C 커머스의 시대, 이를 ‘라이크커머스’라고 부르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Tell Me Your Narrative: 내러티브 자본
‘위드코로나’를 필두로 반전의 시작이 될 2022년을 준비하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은 무엇일까요? 자신만의 서사, 즉 내러티브를 들려줄 수 있는 힘이 가장 중요한 자본력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내러티브의 힘은 강력합니다. 테슬라를 생각해보면 쉽습니다. 테슬라의 주가는 머스크의 꿈이 수치로 반영된 것이고, 그 꿈은 강력한 내러티브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내러티브를 갖추는 순간, 당장은 매출이 보잘것없는 회사의 주식도 천정부지로 값이 오를 수 있는 것입니다. 브랜딩이나 정치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2022년에 치러질 두 번의 선거 역시 ‘내러티브 전쟁’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2022년을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싶다면, 반드시 스스로에게, 회사에게, 프로덕트에게 물어야 합니다. “우리만의 내러티브는 무엇인가?”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해가 머지않다는 뜻입니다. 오늘 바쁘대는 매년 이맘때 꼭 읽어야 할 ⟪트렌드 코리아 2022⟫와 함께했습니다. 2021년을 돌아보고, 2022년을 준비하기에 지금만큼 적절한 시기는 없을 것입니다. 10가지 새로운 키워드를 참고해 눈앞에 다가온 ‘위드코로나’ 시대를 반전의 원년으로 삼기 바랍니다.
*바쁘대(바쁘니까 대신 읽어드립니다)는 바쁜 구독자 여러분들을 대신해 절대 놓치면 안 되는 책을 직접 읽어드리는 코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