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첫째주만큼 이 책을 읽기에 적합한 시기는 없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매해 연말마다 전 세계 90개국에서 동시 출간되는 세계 최고의 권위지 ⟨이코노미스트⟩가 엮은 ⟪2022 세계대전망⟫을 대신 읽어드리려고 합니다. 전 세계 핵심 이슈는 물론, 각 나라별·분야별 글로벌 흐름을 모두 다루고 있어 올해 정치·사회·경제 트렌드를 총체적으로 전망해볼 수 있는데요. 2022년 주목해야 할 이슈들은 무엇인지 상세하게 정리했습니다.

모든 것은 위드코로나에

2021년은 전 세계가 코로나19에 맞서 고군분투한 한 해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22년에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확 달라진 근무 형태와 여행 트렌드의 변화, 기후위기의 가속화 등 새로운 현실에 본격적으로 발을 맞춰야 한다는 요구가 더욱더 강력해질 것입니다.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백신접종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코로나19의 기세가 한층 꺾일 것으로 내다봤던 2021년의 예측과 달리, 백신접종을 거부하는 사람들과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2022년에도 전염병의 확산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새로운 항바이러스제와 항체치료제 및 다양한 백신들이 출시되고 있는 만큼 선진국에서는 더 이상 바이러스가 생명을 위협하는 대상은 아닐 것입니다. 2022년 말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치명적인 질병에서 벗어날 테지만, 안타깝게도 빈곤한 나라들은 절망 속에서 계속 발버둥치게 될 것 같습니다.

바이든 vs 시진핑

2022년에도 코로나 팬데믹은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바이러스가 초래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느라 전 세계 정부가 과부하에 걸려 있는 동안, 많은 국가에서 잘못된 정보가 퍼지고 대중들의 불안감이 고조되어 정치적 양극화가 진행되어 왔습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경쟁적이고 극단적인 행보가 심상치 않은데요. 바이든은 이에 대해 급변하는 21세기 서방 민주주의 국가들과 독재정부들이 어떤 체제가 더 잘 작동하는지 시합을 벌이고 있다고 표현했습니다. 이에 맞서 시진핑은 집단적 국가 통제 기능을 상실한 민주주의보다 중국의 공산주의 체제가 우월함을 보여주기 위해 철저한 계획을 준비 중입니다. 

2022년에 있을 미국의 중간선거와 중국의 전국인민대표회의는 경쟁관계에 있는 민주주의 대 공산주의 정치체제를 더욱 선명하게 대비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같은 경쟁은 무역에서 시작해 기술규제, 백신접종, 우주정거장 건설까지 모든 분야에 걸쳐 일어날 것입니다. 

고인플레이션 시대의 컴백?

2022년에는 경제활동이 침체되고 있음에도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불황’과 ‘인플레이션’이 공존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위험에 노출될 것입니다. 중앙은행들은 공급망이 무너지고 경기 에너지 수요가 치솟으면서 물가가 오르고 있는 상황을 두고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과연 그럴까요? 만성적인 고인플레이션의 복귀가 임박한 것은 아닐까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인 제롬 파월이 인플레이션 해결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언급했듯이, 2022년은 이와 같은 두려움을 잠재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빅테크 규제와 디지털 금융 전쟁

⟨이코노미스트⟩는 각국 정부의 규제기관들이 거대 빅테크 기업(GAFA)들에 대해 독점금지 소송과 조사를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중국 정부의 강력한 규제를 계속 주시해야 할 문제로 언급하고 있는데요. ⟨이코노미스트⟩가 “가히 충격적이었다”고 언급한 시진핑의 거대 테크기업에 대한 탄압과 규제는 국가 경제의 작동 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예측 불가한 사항으로 여겨졌습니다.  

또한 ⟨이코노미스트⟩는 규제 당국이 규칙을 강화할수록 디지털 금융의 미래를 바꾸려는 움직임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암호화폐가 더욱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았는데요. 이뿐만 아니라 해마다 엄청난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대형 온라인 플랫폼 속 크리에이터 경제의 가치 역시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2022년에는 크리에이터가 토큰 분배를 통해 스스로 플랫폼을 구축하고 제품을 운영하고 소유하는 등 분산 네트워크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될 것입니다.

개발자들 역시 어떠한 중개자도 없이 보안과 신뢰를 보장하는 블록체인을 바탕으로 온갖 종류의 금융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금융의 탈중앙화를 도모할 것입니다.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와 다른 암호화 토큰(crypto-tokens)처럼 디파이 세계와 관련된 모든 종류의 새로운 자산들이 계속 확산될 전망인데요. 중앙은행들이 자체적인 디지털 통화 출시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만큼, 2022년에는 금융의 미래를 놓고 암호화폐-블록체인 팀, 테크기업 팀, 중앙은행 팀 간의 격렬한 싸움이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큰 화두, 노동의 미래

⟨이코노미스트⟩는 팬데믹 이후 전 세계 비즈니스 변화의 가장 큰 화두로 ‘노동의 미래’를 꼽았습니다. 2022년에도 재택의 확산이 지속되어 재택과 출근이 뒤섞인 ‘하이브리드 체제’가 될 것이지만, 누가, 얼마 동안 재택근무를 할지, 또 그게 과연 공정한지를 놓고 수많은 기업과 노동자들 사이에 의견 충돌이 팽배할 것으로 내다보았습니다. 게다가 과세 규정과 원격근로 감시, 불평등 이슈를 둘러싼 논란 역시 뒤따를 것으로 예측합니다. 이에 따라 고용주들은 공정성을 기반으로 한 일터를 다시 설계해야 하는 시점을 맞을 것으로 보입니다. 더불어 불필요해진 사무공간을 탈탄소화하는 움직임도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입니다.

여행업의 부활과 우주개발 경쟁

2022년 들어 경기가 서서히 풀리면서 새롭게 활로를 찾는 산업들도 늘어갈 것입니다. 제일 먼저 여행이 이슈의 중심에 서게 될 것입니다. 새롭게 급부상한 바이러스 없는 관광지들이 더 많은 인기를 얻게 될 것입니다. 특히 부유층들은 어떻게 해서든 우주행 항공권을 예매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일까요? 2022년 우주개발 경쟁은 훨씬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우주개발 기업들이 쏘아올린 우주선을 타고 더 많은 민간인들이 우주에 가는 해가 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2022년 주목해야 할 22가지 신기술

갈수록 산불과 폭염, 홍수 등의 자연재해가 잦아지는 가운데 기후위기를 막아낼 정책의 일환으로 시행되고 있는 태양 지구공학, 열펌프, 수소비행기, 수직농업, 돛 달린 컨테이너선, 이산화탄소 직접 포집기술에 주목해야 합니다. 더불어 현대인의 건강과 편리를 위해 최적화되고 있는 VR(가상현실)운동, 에이즈와 말라리아 백신, 이식용 3D 프린팅 뼈, 웨어러블 건강추적기, 수면산업 기술 등도 체크해야 하는 분야입니다. 메타버스 또한 비디오게임, 소셜네트워크, 엔터테인먼트가 통합된 형태로 돌아올 거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이밖에 하늘을 나는 전기택시, 드론배송, 우주관광, 저소음 초음속 항공기, 3D 프린팅 주택, 양자컴퓨팅, 가상 인플루언서, 두뇌 인터페이스 등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습니다.

미래는 언제나 미리 준비하는 자의 것입니다. 가까운 미래일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2022년에 일어날 변화를 미리 예측하고 대비해 다른 이들보다 한 발 먼저 글로벌 트렌드에 다가간다면 준비된 미래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