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조합에 참여할 때 중요하게 봐야할 것 중 하나, 바로 GP(업무집행조합원)의 투자 철학입니다.

GP는 개인투자조합이 투자할 기업을 발굴하고 해당 기업의 가치를 평가합니다. 또, 조합 결성부터 펀드 운영·회수·해산까지 조합에 참여한 여러 투자자의 자금을 책임지고 운용하죠. 즉, 개인투자조합의 투자 성공 확률을 높이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입니다.

특히 투자할 기업을 발굴하고 결정하는 것은 전적으로 GP의 역할입니다. 때문에 조합에 참여하기 전 GP의 투자 철학을 확인하고, 나의 투자 관점과 일치하는지 검토해야 합니다.

하지만 개인투자조합이 처음인 초보 투자자라면, 어떤 기준으로 이를 살펴봐야 하는지 감을 잡기 어렵습니다. 그럴 땐 다른 투자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NU Angels에서 활동 중인 경험 많은 GP에게 투자 철학에 대해 직접 물어봤습니다.

🦄GP 이기상

“저는 3가지 프로세스로 투자를 결정합니다.”

이기상님은 팁스(TIPS) 펀드 운영사인 투잇인베스트먼트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4번의 창업 경험과 약 100여개의 누적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전문 GP입니다.

이기상님은 투자를 결정하는 3가지 프로세스가 있다고 합니다.

1. 시장이 존재하는가?

“해당 기업이 운영하는 사업의 시장 규모와 가능성에 자신이 동의할 수 있는지 봐야 합니다. 물론 투자자마다 관점은 모두 다릅니다. 예를 들어, 쿠팡이나 마켓컬리도 처음 서비스를 시작할 때는 많은 투자자의 반대에 부딪혔죠. 하지만 이들은 결국 투자받고, 성공했습니다. 대표님이 그리는 꿈이 저에게도 선명하게 보여지는 기업에 투자합니다.”

2. 시장에서 1등을 할 수 있는 팀인가?

“시장에서 100등 할 팀에 투자할 수는 없습니다. 해당 팀이 적어도 3위 안에 들 수 있는 역량을 가졌는지 확인합니다. 창업은 가설 검증 과정입니다. 대표의 역량과 팀 빌딩 히스토리를 통해 해당 팀이 가설 검증 시간과 비용을 얼마나 절약할 수 있는지 검토합니다.”

3. 투자금을 회수할 방법이 그려지는 기업인가?

“간혹 사업 자체는 잘될 것 같은데, 투자금 회수 계획이 보이지 않는 기업이 있습니다. 개인투자조합은 GP 개인의 돈 뿐만 아니라 다른 LP의 돈을 함께 투자하는 만큼, 투자금을 어떻게 회수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GP 장재용

“창업자의 마인드가 가장 중요합니다.”

장재용님은 스타트업과 투자자를 연결하는 온라인 플랫폼 넥스트유니콘을 운영하는 9년 차 스타트업 CEO입니다. 개인투자조합 GP로서 총 16억원 규모 투자 10건을 주관했습니다.

해당 사업이 현재 그리고 미래 사회에 도움이 되는가를 중요하게 봅니다.

“넥스트유니콘을 운영하면서 정말 많은 창업자를 만나고 소통했습니다. 그런데 미래를 앞당기거나 사회를 혁신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이끌어가는 창업자는 생각보다 만나기 힘듭니다.

아직 초기 단계의 경험이 부족한 창업자 중에도 이런 마인드를 가진 분들이 있는데요. 이런분들께는 성과와 관계없이 존경심을 갖고 투자를 고려하게 됩니다. 실제로 큰 목표를 가지고 사업을 운영하는 분들이 팀을 이끌어가는 능력도 갖춘 경우가 많고요. 이외에도 해당 사업이 속한 시장에 대한 창업자의 인식과 구성원의 실행력 역시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GP Michael

“시대를 바꾸는 투자를 하고 싶습니다.”

AC 심사역으로 커리어를 시작한 Michael님은 미국 실리콘밸리 바이오테크 스타트업 투자업무를 거쳐 현재 국내 스타트업에서 전략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의 초기 성장을 리딩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GP로서 투자하고 있습니다.

전통산업의 틀을 깨고 새로운 시대를 만드는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싶습니다.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작은 변화보다는 새로운 기술과 산업을 통해 시대를 바꾸는 투자를 하고 싶습니다. 대표적으로 내 손 안의 컴퓨터 시대를 만든 스마트폰, 음악산업을 완전히 바꾼 스트리밍 서비스, 미디어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든 OTT 서비스 등이 있죠. 전통산업의 틀을 깨고 새로운 시대를 만드는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싶은 것이 개인적인 욕심입니다."

창업자에 대한 신뢰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결국 사람을 알아가는 단계가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을 천천히 가지고 결정합니다. 이 과정에서 대표의 인내심, 변화에 대한 유연성, 해당 사업에 대한 열정 등 그 사람에 대한 신뢰가 쌓이면 투자를 결정합니다.​

물론 대표에 대해 신뢰가 있더라도, 투자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가 그 시장에 대해 확신이 없을 때인데요. 이때 대표와 팀이 정말 매력적이라면, 해당 시장에 대해 미친듯이 공부합니다. 그런데도 시장에 대한 신뢰가 안 생긴다면, 팀에게 새로운 비즈니스로 피보팅을 제안하는 편입니다.”

이렇게 실제 개인투자조합 투자를 여러 번 주관한 경험 많은 GP는 어떤 투자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공통적으로 창업자의 마인드와 사업적 목표에 투자자 자신이 얼마나 동의하는지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는데요.

개인투자조합 투자에 관심있는 투자자라면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자신의 투자 철학을 점검하고 정리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개인투자조합 참여를 결정할 때, 해당 GP와 자신이 동일한 관점을 가지고 있는지 꼭 검토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