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개봉했던 ⟨잡스⟩라는 영화를 아시나요? 스티브 잡스의 애플 창업기를 다룬 영화로 ‘애플빠(아이팟부터 아이폰, 아이패드에 이르기까지 애플이 만드는 모든 제품에 열광하는 애플 마니아를 가리키는 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영화입니다. 지금도 많은 사람이 시청하고 있습니다. 영화 초반부에서 스티브 잡스는 워즈니악이 개인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만든 키보드와 모니터를 결합해서 사용하는 OS를 보고 한눈에 반하게 되는데요. 이후 스티브 잡스는 워즈니악을 데리고 한 걸음에 스탠포드 대학교로 달려가 홈브루 컴퓨터 클럽(Homebrew Computer Club)이라는 컴퓨터 동호회에서 시제품을 선보이게 되고, 바로 이 과정에서 지금의 애플이 탄생하게 되죠. 

이처럼 스타트업이 개발한 데모제품이나 사업모델을 투자자에게 공개하는 행사를 ‘데모데이’라고 합니다. 현재 실리콘밸리의 내로라하는 수많은 기업들이 데모데이를 통해 시장에 선보이며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도 데모데이가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에 스타트업을 시작하거나 준비하는 창업가들이 첫 번째 스텝으로 준비하는 것이 바로 데모데이입니다. 처음으로 IR자료를 만들고, 투자자들에게 소개하는 자리를 갖게 되는 것이죠.  

발표자들이 준비하는 과정에서 피칭을 위한 IR자료 작성에 많은 어려움을 겪지만, 창업자들이 가장 많이 흔들리고 어려움을 겪는 영역은 바로 피칭 이후 질의응답을 하는 시간입니다. 실제로 질의응답에서 예상치 못한 질문을 받아 당황하는 발표자들이 많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공격적으로 질문하는 투자자들도 많아 감정 컨트롤을 못하고 흥분하는 창업자들도 많이 있죠. 

그래서 오늘은 데모데이를 준비하고 있는 모든 창업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실제로 데모데이에서 어떤 질문이 많이 나오는지 키워드별로 모아 소개하고자 합니다. 해당 데이터는 넥스트유니콘의 온라인IR 서비스인 ‘유니콘LIVE’를 통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10개월 동안 진행된 총 40여 회의 데모데이에서 실제로 투자자들이 질문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구체적’ ‘시장’ ‘계획’ ‘전략’ ‘수익’ 

투자자들이 질문을 하면서 가장 많이 사용했던 단어는 ‘구체적, 시장, 계획, 전략, 수익’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아직 시장성이 입증되지 않은 서비스와 상품인 만큼 구체적인 계획과 전략, 수익성 및 관련 시장에 대해 궁금할 수밖에 없죠. 더불어 사업 확대를 위한 필수요소인 해외시장 공략 계획 역시 필수질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럼 실제로 등장했던 질문들을 살펴보겠습니다. 

‘BM’ ‘서비스’ ‘제품’ ‘문제’ ‘경쟁사’ 

실질적인 사업모델인 서비스 및 제품에 대한 질문 역시 많이 나옵니다. 현재의 상품화 수준과 새로운 기능 추가 계획에 대한 질문이 많죠. 더 나아가 실제 경험했던 고객만족도 부문을 어떻게 트래킹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투자자들은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고객의 상품만족도를 파악하기 위해 어떤 작업을 하는지, 현재 고객들의 만족도는 어느 수준이라고 생각하는지, 고객들이 어떤 불만 사항을 가장 많이 얘기하는지 등입니다. 제품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경쟁사죠. 경쟁사 제품과는 다른 강점이나 차별화된 전략에 대한 질문도 많이 나옵니다.  

빠질 수 없는 키워드 ‘코로나’

전 세계를 팬데믹에 빠지게 한 코로나19에 대한 질문 역시 빠질 수 없습니다. 우리의 일상생활을 송두리째 바꾸어버린 이상 모든 산업에 있어 기존 프로세스나 사업 방식이 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역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새로운 기회들도 생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진행됐던 데모데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새롭게 생긴 비즈니스를 내세운 스타트업들도 발표에 많이 참여했습니다. 더불어 코로나라는 새로운 환경에 어떤 전략을 준비하고 있는지 등과 관련된 투자자들의 질문이 많았습니다.

그 외 다른 키워드

데모데이에서 피칭하는 기업들의 사업 영역이나 분야가 워낙 다양하다 보니, 공통적으로 묶을 수 없는 정말 다양한 질문들이 많이 있습니다. 위에서 소개했던 키워드 외에 추가적인 키워드에는 데이터, 콘텐츠, 솔루션, 플랫폼 등 다양합니다. 키워드에는 공통점이 없을지라도, 투자자들이 좋아하는 질문 방식을 살펴볼 수 있는 질문들을 추가적으로 소개하겠습니다.  

스타트업의 첫 단추 ‘데모데이’

모든 일에 있어서 첫 단추를 끼우는 일은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일이 자신의 사업이라면 그 임팩트는 더욱 클 것입니다. 새로운 회사를 창업하고 세상에 없는 서비스를 만들어야 하는 스타트업이 끼우게 되는 첫 단추는 ‘데모데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이 처음으로 세상에 나와 서비스와 제품을 소개하는 자리가 데모데이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데모데이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확신에 찬 아이템으로 희망차게 시작한 비즈니스가 세상에 나와 처음으로 현란한 비판을 받거나, 예상치 못한 문제를 발견하게 되는 아주 불편한 자리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스타트업은 끊임없이 새로운 문제를 찾아내고 그것을 해결해나가야만 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의 의견을 듣고 좋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데모데이’는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의 시작에서 그 누구보다 인사이트와 경험이 많은 전문 투자자들에게 비즈니스에 대한 조언을 받을 수 있는 아주 소중한 기회입니다. 

부디 훌륭한 아이디어와 멋진 열정을 갖고 계신 많은 창업가들이 데모데이에서 비즈니스의 첫 단추를 잘 껴서, 향후 좋은 스타트업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