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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도 작품도 남들이 뭐라고 해도 밀어붙이는 자기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새로운 성공이란 그렇게 해서 나오는 것이니까요. 투자자로서 기업 대표를 만날 때도 저는 그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하는 사업과 회사에 그런 믿음과 확신이 없으면 저희도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저희는 시장에서 성공하고 실패하는 사례들을 숱하게 보다 보니 그것만으로 투자를 판단할 수는 없으며 이 회사가 가진 차별적인 경쟁력이라든지 경쟁상황, 사업이나 작품을 준비하는 단계나 완성도 등을 보고 판단하게 됩니다.”
콘텐츠 금융제도 뉴스레터 편집진은 9월 17일 허수영 유니온투자파트너스 상무이사(콘텐츠투자본부장)를 강남구 테헤란로 사옥에서 만났다. 허 상무는 2000년 싸이더스 FNH(현 싸이더스픽쳐스)에서 경영기획, 마케팅, 사업기획 등을 담당하며 한국 영화 산업 현장에서 실무를 담당했으며, 2005년 롯데엔터테인먼트로 옮겨 한국영화 투자 분야 펀드 출자업무를 경험했다. 2008년 유니온투자파트너스에 입사, 벤처캐피탈리스트로 변신해 13년간 콘텐츠 분야 전문 투자자로 업력을 쌓아왔다.
2000년 설립된 유니온투자파트너스는 콘텐츠 및 벤처기업 투자 노하우를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전문 벤처캐피탈이다. 콘텐츠 투자본부와 기업투자본부로 구분되며 콘텐츠 투자본부에서는 그간 집중해왔던 콘텐츠 프로젝트(영화, 드라마) 투자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 기업에 투자하면서 대상을 확대해가고 있다. 기업투자본부에서는 콘텐츠 외에 ICT, 바이오, 제조업까지 폭넓게 투자를 하고 있다.
유니온투자파트너스 허수영 상무이사 사진
20년간 문화 콘텐츠 분야 투자, 심사역들 업계 실무경험자 다수
“저를 비롯해 콘텐츠 투자본부에는 콘텐츠 분야 업계의 실무 경력이 있는 분들로 구성돼있습니다. 다른 VC보다 콘텐츠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심사역들이 많아서 전문성을 가지고 콘텐츠 분야에 집중투자를 합니다.”
특히 2000년부터 문화 콘텐츠 투자조합을 운영해오며 특히 문화 콘텐츠에 강점이 있는 우수한 포트폴리오를 통해 전문성을 입증해왔다. 허 상무는 유니온글로벌콘텐츠투자조합 포함 총 12개 투자조합 결성에 참여했고, 유니온콘텐츠밸류업투자조합 포함 총 5개 투자조합 대표펀드매니저를 역임했다. 130건 이상 프로젝트 및 기업 투자를 집행했다.
허 상무의 대표 투자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단연 ‘기생충’, ‘신과함께’, ‘극한직업’ 등 영화 분야 투자에서 성공적인 엑싯 경험이 두드러진다. 기업 투자로는 영어 웹 소설 플랫폼 ‘래디쉬’, K팝 아이돌 SNS 메신저 서비스‘디어유 버블’(최근 상장 예비심사 통과), 북미 한국 동영상 스트리밍 OTT 플랫폼‘온디맨드코리아’, 영화사‘블러썸픽쳐스’ 등이 눈길을 끈다. 이밖에도 게임 기업, 애니메이션 기업, AR·VR 기업, 음반 기획사, 웹툰, 영화 드라마 제작사 등 투자대상 카테고리가 매우 다양하다.
문화콘텐츠 전문 투자자로서 허 상무의 투자철학은 명확하다. 첫째는 확장성을 가진 콘텐츠에 선제적으로 투자한다는 것, 둘째는 콘텐츠산업에 어떤 식으로든 가치 있는 트랙을 남길 수 있거나 그런 사례를 만들어낼 수 있는 회사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산업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회사들에 투자하는 것 역시 벤처캐피털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요즘 콘텐츠 분야의 영역이 점차 확대되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웹툰, 웹 소설 등 10년 전만 해도 존재하지 않던 콘텐츠가 생기기도 하고, OTT 플랫폼같이 기존 콘텐츠를 활용하지만, 기술의 발달로 새롭게 출현한 콘텐츠 플랫폼 기업들도 생겨났죠. 그래서 저희는 그런 분야에 도전하는 회사나 기존 회사라 하더라도 그런 흐름을 잘 받아들이고 새롭게 사업을 하는 회사에 관심이 있고 남보다 앞서서 투자하려고 합니다.”
신과함께
원천 IP 기업 주목…. 새로운 흐름 이끄는 기업에 선제 투자
최근 IP 관련 기업들, 웹툰이나 웹 소설 플랫폼에 초기 투자를 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특히 유니온투자파트너스는 2009년 국내 최초로 웹툰 분야에 투자한 VC이기도 하다. 당시 선제적 투자를 했지만, 웹툰은 포털에서 무료로 보는 것이란 인식 때문에 유의미한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몇 번 시행착오를 겪다 2018년에 ‘전지적 독자 시점’이라는 웹 소설을 웹툰화하는 프로젝트에 투자한 것이 성공을 거뒀습니다. 웹툰이 유료화되면서 연재했던 플랫폼 회사가 매출이 많이 발생하게 됐고, 저희는 투자비와 제작비를 다 회수하고 이익도 10%를 챙기게 됐죠. 이전까지는 답이 없었던 투자였는데 유료화로 분위기가 바뀌면서 가능성 있는 투자가 됐고, 이것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북미 시장에서 과금제 웹 소설 플랫폼을 운영하는 회사 래디쉬미디어에 투자한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플랫폼의 경우 작가나 CP(content provider)에 매출을 공유해줘야 하는데, 인기가 많아질수록 그 비율이 커져 나중에는 큰 비용 부담이 된다.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래디쉬는 자체적으로 팀을 세팅해서 오리지널소설을 만들어내겠다는 사업계획을 제시했고 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았다. 결국, 2021년 5월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5000억 원에 인수했고 투자사들은 7배 정도의 수익을 내고 성공적으로 엑싯을 할 수 있었다.
이 두 경우 모두 2018년에 결성한 IP 관련 프로젝트나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인 ‘유니온수퍼IP 투자조합’을 운영할 때 원천 IP(Intellectual Property, 이하 IP)에 주목하면서 이뤄낸 결과다. ‘신과 함께’나 ‘전지적 독자 시점’처럼 슈퍼 IP를 만들어낼 수 있는 제작능력을 갖춘 프로덕션 컴퍼니와 인력들이 하는 프로젝트에 주목하고 있다.
영화산업의 콘텐츠 가치와 전망에 대해서도 허 상무는 “아무리 기술이 발달하더라도 영화라는 것 자체가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예전에는 영화가 가장 영향력 있는 오락거리였다면 지금은 영화를 볼 수 있는 수단들이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 그런 흐름 속에서 영화산업은 레거시미디어 중 가장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산업이기 때문에 오히려 지금 새롭게 등장하는 뉴미디어 콘텐츠들도 결국은 영화나 드라마로 확장됐을 때 더 큰 파급력과 가치를 창출하리라 생각합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 ‘신과 함께’가 2부작 시리즈 모두 천만 관객을 돌파한 것처럼 어떤 새로운 콘텐츠가 나오더라도 결국 영화로 만들어졌을 때 더 큰 가치와 즐거움을 창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영화산업에 속해 있던 좋은 기획사나 제작인력들이 다른 콘텐츠 분야로 가서 그 분야를 더 발전시키는 순환 효과도 있다는 점을 역설했다.
모든 콘텐츠 디지털화…시작과 함께 글로벌 진출 고려해야
이제는 콘텐츠가 모두 디지털화되어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될 지점이라고 역설했다. 이는 최근 국내에서 제작되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들의 경우를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이제는 콘텐츠 하나를 내놓으면 국내와 동시에 글로벌시장에도 곧바로 노출된다. 그러므로 기업 역시 글로벌 경쟁을 하는 회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콘텐츠 기업들도 글로벌 진출 전략을 세워야 하며, 기업뿐만 아니라 창작자나 제작자 역시 동일한 생각을 가지고 글로벌 경쟁력을 고민해야 합니다. 저희도 글로벌 진출할 수 있는 회사들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한, 콘텐츠가 서로 섞이면서 특정 섹터를 구분해 투자하기가 어려워졌다는 점도 콘텐츠산업 분야의 재미있는 현상으로 소개했다. 콘텐츠 관련 다양한 기업에 투자했는데 어느 순간에 그 기업들끼리 알아서 서로 비즈니스를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유니온투자파트너스가 투자한 마이뮤직테이스트가 북미 한국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인 ODK미디어와 연결되어 케이팝 온라인 스트리밍 공연, VOD 제작과 배급을 공동으로 하기도 했다.
허 상무는 좋은 심사역이 갖춰야 할 덕목으로 세상의 변화에 항상 촉을 세울 것과 타인을 설득할 수 있는 자신만의 인사이트를 가질 것 두 가지를 꼽았다. 또한 투자유치를 원하는 콘텐츠 기업에 실질적인 조언도 잊지 않았다.
“VC는 결국 돈을 벌기 위해 투자하는 사람들입니다. 투자의사 결정의 가장 큰 핵심은 ‘돈을 얼마나, 어떻게 벌 수 있을까’에 있는데 단순히 작품이 좋다,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주장은 설득 논리가 될 수 없습니다. 결국은 내 작품(사업)이 어떤 경쟁력이 있고,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여줄 것이고, 어떤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고, 그래서 이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어떤 분야에서 매출이 나서 얼마만큼의 이익이 날 수 있는지 이런 것들이 논리적으로 설득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기에 투자유치를 위해서는 대표님들께서 이 부분에 필요한 자료와 근거를 탄탄히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본 콘텐츠는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 금융제도 뉴스레터를 활용하여 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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