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은 유니콘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미국 민간조사기관 CB인사이트는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유니콘 기업이 2배 이상 증가해 총 959개가 됐다고 밝혔는데요. 유니콘 기업은 기업가치 10억달러(1조원) 이상에, 창업한 지 10년 이하인 비상장 스타트업을 뜻합니다. 2021년 미국의 유니콘 기업은 488개로 전 세계 유니콘 기업의 절반을 차지했고, 중국이 170개, 인도가 55개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지난해 국내에서는 비바리퍼블리카, 컬리, 무신사, 위메프, 옐로모바일, 두나무, 야놀자, 쏘카, 지피클럽, 엘앤피코스메틱, 에이프로젠 등 모두 11개사가 유니콘에 등극했는데요.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무색하게 한국 스타트업 투자액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 흐름은 2022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예비 K-유니콘들의 날갯짓을 일찌감치 눈치채고 이들에게 손을 내미는 글로벌 VC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국내 스타트업에 눈독 들이고 있는 글로벌 VC들을 정리했습니다.

쿠팡 이어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에 투자한 ‘소프트뱅크’

딥러닝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주는 인공지능 금융 스타트업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가 소프트뱅크로부터 1,700억원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국내 기업이 소프트뱅크 본사의 투자를 받은 건 쿠팡에 이어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가 두번째인데요. 1981년 일본 도쿄에서 창립한 소프트뱅크는 일본 최대 IT기업이자 투자회사입니다. 손정의 회장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수천억원 규모로 투자를 진행해 유니콘, 데카콘 기업으로 키우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쿠팡에 3조5,000억원을 투자해 상장을 도왔고, 이번엔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에 약 1,746억원 투자를 유치하며 30%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는데요. 손회장은 인공지능 회사를 이끄는 창업자들과 함께 미래를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각종 인공지능 회사에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손정의 회장이 눈여겨보는 스타트업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만큼 이들의 다음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클래스101, 당근마켓 알아본 ‘굿워터캐피탈’

2014년에 설립된 굿워터캐피탈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기반을 둔 기업으로 한국계 공동 창업자 에릭 킴 덕분에 국내에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굿워터캐피탈은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티파이 등의 글로벌 기업들을 비롯해 쿠팡, 토스, 카카오의 초기 투자자인데요. 최근에는 온라인 강의 플랫폼 클래스101에 리드투자사로 나서 3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진행했습니다. 당근마켓에도 400억원을 투자한 바 있습니다. 이외에도 메이크업 O2O플랫폼 발라, 공간 큐레이션 플랫폼 서비스 데이트립에도 투자했습니다. 굿워터캐피탈의 한국 지사 설립 소문이 돌 만큼 이들의 국내 투자 소식이 자주 들려오는데요. 앞으로 어떤 스타트업이 이들의 포트폴리오에 추가될지 기대됩니다. 

쿠팡 주식 팔고 플렉스에 제대로 플렉스한 ‘그린옥스캐피탈’

그린옥스캐피탈은 쿠팡의 2대 주주입니다. 2021년 말 그린옥스캐피탈은 약 5,000만주의 쿠팡 보통주식을 처분했는데요. 차익(총 4.6조원 확보했다고 알려짐)을 위해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해석되는 와중에, HCM(인적자본관리) 솔루션 스타트업인 플렉스에 38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진행했습니다. 그린옥스캐피탈은 2010년부터 쿠팡 이사직을 맡고 있는 닐 메타가 2012년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했는데요. 닐 메타는 그린옥스 설립 이전에 홍콩 투자기업 오리엔트 프로퍼티그룹의 수석 투자 전문가로 동남아시아 투자 업무를 담당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린옥스캐피탈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쿠팡에만 투자한 투자사인데요. 2022년이 시작되자마자 국내 스타트업에 두번째 투자를 진행한 만큼, 앞으로 또 어떤 K-스타트업이 노련한 그린옥스캐피탈의 레이더에 잡히게 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