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스타트업에는 다 있다? 구글도 인정한 '실리콘밸리 업무 관리 시스템'

슈퍼브에이아이 스프린트 회의 장면

- 슈퍼브에이아이, 초단기 과제 해결법 '스프린트' 2주 단위 운영… 솔루션 업데이트에 적극 반영

- 버드뷰, 샌드박스네트워크 등 인사운영 관리에 'OKR' 활용

- 장소 제약 없이 원하는 곳에서 일하는 ‘리모트 워크', 기업 태생부터 도입한 스타트업도 있어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기반으로 신속한 의사결정과 구성원들 간의 능동적인 업무 수행을 유도하는 실리콘밸리의 업무 관리 시스템이 국내 스타트업 사이에서 빠르게 적용되고 있다. 

인공지능 기업 슈퍼브에이아이(대표 김현수)는 ‘초단기 과제 해결법’이라 불리는 ‘스프린트’를 반영해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구글 수석 디자이너 제이크 냅이 개발한 이 기획 실행법은 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최대한 빠르게 테스트하는 과정이다. 5일이라는 압축된 기간 내에 체크리스트를 따라가면서 문제 인식부터 프로토타입 제작까지 실제로 실행해 본다. 실제로 구글 벤처스는 스프린트를 통해 ‘구글 크롬', '지메일', '구글 서치', '구글 X' 등 핵심 서비스를 개발했다.

슈퍼브에이아이는 서비스 특징 및 기업 환경, 구성원 의견 등을 고려하여 '스프린트'를 2주 단위로 설정, 운영하고 있다. AI 비즈니스가 빠르게 변하고 있는 만큼 제품에 대한 고객 피드백을 속도감 있게 반영하고, 업계 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올인원 데이터 플랫폼 '스위트'의 세부 업데이트 주기를 2주로 좁힌 것이다.

첫째 주 월요일에는 플래닝(Planning)을 하고, 둘째 주 목요일부터 개발팀에서 코드를 서비스에 배포한다. 그리고 업데이트된 기능을 중심으로 비즈니스팀과 개발팀이 모여 회의를 하고, 해당 과정을 통해 프로덕트의 비즈니스 가치 변화가 있었는지 다각적으로 리뷰한다. 업데이트 내용은 내부 구성원 모두에게 공유되며, 관련 자료는 ‘체인지로그(ChangeLog)’라는 문서로 생성돼 보관된다.

슈퍼브에이아이 김현수 대표는 “더 빨리 실패하고, 더 많은 시작과 경험을 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시행착오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을 수 있도록 스프린트 기획 실행법을 도입했다”라며, “고객의 니즈 파악은 물론 필요한 핵심 기능에 대해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어 클라이언트와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다"라고 전했다. 

구글 공동 설립자이자 알파벳 CEO인 래리 페이지가 기업의 청사진이라고 언급한 ‘OKR(Objective and Key Results)’ 역시 많은 기업이 도입하고 있다. 1970년대 인텔 CEO였던 앤디 그로브에 의해 구체화된 이론으로, 당시 벤처투자자인 존 도어가 1999년 구글에 도입하며 대성공을 거둔 인사관리 이론이다. OKR은 ‘목표’와 ‘핵심결과’의 조합으로, 회사의 목표를 먼저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결과 지표를 만들어 업무 집중력을 높이는 기본 개념이다.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핵심결과 지표를 3개 내외로 수립하는데, 핵심결과지표는 계량적이고, 구체적이며, 측정 가능해야 하는 것이 핵심이다.

국내에서는 슈퍼브에이아이를 비롯해 화장품 정보 플랫폼 ‘화해’를 운영하는 버드뷰, 종합 MCN 엔터테인먼트 기업 샌드박스네트워크 등이 OKR을 인사 운영 관리에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SK그룹과 한화그룹 등의 대기업도 OKR을 도입하겠다고 밝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에서도 익숙하게 자리 잡은 ‘리모트 워크(Remote Work)’ 역시 실리콘밸리에서 국내로 상륙한 업무 방식이다. 정해진 출근 장소 없이 집, 카페, 휴양지 등 원하는 곳에서 일할 수 있는 ‘리모트 워크’는 임대료가 비싼 실리콘밸리에서 처음 생겨난 제도다. 직원들은 출퇴근 시간을 아껴 업무에 활용할 수 있고, 기업 입장에서는 장소의 제약 없이 유능한 인재를 채용할 수 있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에서 리모트 워크를 운영하는 주요 스타트업으로는 슈퍼브에이아이, 스마트스터디, 슬로워크, 인덴트코퍼레이션 등이 있다. 이 중 국내 최초 인공지능(AI) 기반 동영상 후기 서비스 '브이리뷰'를 개발한 인덴트코퍼레이션은 2018년 설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태생부터' 리모트 워크를 시행하는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덴트코퍼레이션은 ‘어디서 어떻게 일하든지 본인이 일이 잘 되는 장소에서 근무하면 된다’라는 기본 지침 아래 별도 조건이나 제한 없이 임직원의 자율 의사에 따라 업무가 가능하다.

투명한 업무 현황 공유를 기반으로 최대한의 자율성을 보장해 최고의 효율을 뽑아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리모트 근무를 기반으로 하며 권장하고 있지만, 사무실 출근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고 타지역에서 장기 원격근무를 실천한 직원도 있다. 인덴트코퍼레이션은 향후 해외 진출 시에도 해당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