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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 인터뷰] ‘닷페이스3.0’을 맞는 자세, 조소담 대표

<사진제공 : (주)하프스>

자기가 서 있는 지점에서 ‘점(dot)’을 찍고, 반경 3m의 원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마주하기(face)’. 나와 너의 원이 만나는, 그래서 우리 모두의 원이 넓어지는 이야기. ‘닷페이스'는 2016년에 출발해, 햇수로 6년을 이어오고 있는 미디어 스타트업이다. 그간 ‘나는 성소수자의 엄마입니다', ‘이게 여성의 자취방이다', ‘어이없는 대기오염 측정소' 등 젠더나 환경에 대한 이야기부터 간호사, 요양보호사, 보육교사 등 우리 이웃의 목소리를 전하는 ‘할 말 많은 인터뷰', 디지털 성폭력을 집중 조명한 ‘Here I Am’ 시리즈, 그리고 ‘온라인 퀴어 퍼레이드'와 ‘너의 내일을 우리가 지킬게' 같은 온라인 연대 행렬까지. 

닷페이스는 여전히 초심으로 ‘나'라는 개인과 ‘너’라는 개인을 이야기로 연결한다. 다시 초심에서 저만치 확장되어 우리의 문제의식을 깨우고,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한다. 많은 이들의 주목을 끌고, 사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고자 하는 것이 모든 미디어의 목표라면, 조소담 대표의 목표 또한 다르지 않다. 다만, 조대표는 이렇게 구별했다. “큰 영향력도 좋지만 정확한 영향력을 추구한다”고. 닷페이스 3.0을 맞는 조소담 대표의 자세다.

창업 6년차, 닷페이스는 지금 몇 기에 와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요즘 새로 오는 멤버들의 온보딩 때 ‘닷페이스 3.0’이라고 말한다. 1기라고 했을 때는 2016-2017년, 페이스북과 유튜브를 주 플랫폼으로 영상 콘텐츠를 만들었던 시기다. 그때는 훨씬 발랄하게, 1-3분대로 짧고 가볍게 메시지를 한 번 던지는 콘텐츠를 많이 만들었다. 이후 유튜브에서 시리즈물로 자리를 잡았던 시기가 2기. 그때 영상과 행동하는 캠페인을 함께 가면서 여러 가지 방향성을 시도하고, 실험했던 시기다. ‘변화가 필요해’라고 던지는 것에서 나아가 변화의 지점까지 같이 가보자는 욕심이 있었다. 그렇게 ‘Here I Am’ 같은 랜덤 채팅, 성매수 프로젝트를 하면서 한 번 더 분기점이 있었고. 이제 닷페이스3.0에서는 유튜버가 아니라 미디어 회사로 어떻게 하면 좀 더 확장적으로 가닿을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 

온라인 행렬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콘텐츠를 제공하는 존재로서의 닷페이스가 참여를 이끌어내는 또 다른 도약을 하게 된 계기라고 볼 수 있는데, 어떻게 시작한 건가?

매년 6월이면 시청 광장에서 퀴어 퍼레이드(이하 ‘퀴퍼’)가 열리지 않나. 작년에 저희 사무실이 마침 중구 을지로에 있었는데, 퀴퍼는 저희에게도 매해 가는 명절 같은 행사였다. 부스 차려서 실제 사람들을 만나고, 하이파이브 하고. 조회수나 댓글이 아니라, 눈앞에 사람 대 사람으로서 만나는 반가움. 그런 데서 소위 ‘뽕' 차오르는 느낌을 받았다. 근데 그걸 코로나로 못하게 됐고, 또 한국에서는 퀴어를 이야기하는 언론 자체가 많이 없기도 하니까. 어느 날 우리 디자이너님과 “올해는 시청 광장 못 가겠지?” 하는 푸념을 하다가 문득 “우리가 그냥 열까?” 하게 된 거다. 로직이 좀 이상하긴 하지만(웃음). 

원래 그렇게 우연히 나오는 게 더 찐(?)인 법이다.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지(웃음). 그 길로 사무실 올라와서 나이키에서 인스타 행렬하듯이 우리도 가상의 행렬처럼 해보자, 해서 기획을 하고. 슬랙을 통해 팀원들과 의견을 막 나누면서 일을 벌였다. 원래는 1만 명 정도 참여하면 많겠다 싶었는데 7만 명이 참여했다. 그때 막 코로나가 심해진 때여서 사람들도 열망이 더 컸던 것 같다. 올해 다시 열면서는 인스타그램도 공식 파트너로 같이 해주셨다. 이 사이에 열게 된 게 이제 ‘연대 행렬’이라는 건데. 예전에 저희 닷페이스가 어떤 직장이어서 좋냐고 누가 물었을 때, 이렇게 답한 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화나고 슬프고 말도 안 되는 일을 봤을 때, 그걸 출근해서 같이 얘기할 수 있는 곳이 닷페이스라고. 그때도 트렌스젠더 부고 소식을 보고, 우리 각자에게 너무 큰 절망감이 있었다. 우리가 뭘 할 수 있을까, 긴급하게 회의를 했고. ‘닷페피플’(닷페이스의 정기 후원자를 부르는 명칭) 중에 퀴퍼를 매년 기록하는 사진가가 있는데, 그분이 본인 SNS에 지금 당장 광장에 나가서 뭐라도 외치고 싶다는 내용을 올리신 걸 봤다. 그렇다면 우리가 그 장을 열어보자, 해서 엄청 급하게 기획을 했다. #너의내일을우리가지킬게 연대 행렬로 거의 2주만에 론칭하기까지 다 같이 너무 고생했다. 심지어 퇴사한 디자이너도 같이 해줬다.(웃음)

온라인 퀴어퍼레이드, 우리는 어디서든 길을 열지(출처: 닷페이스)

닷페이스가 다루는 주제들은 퀴어, 노동, 장애, 기후위기, 환경 등으로 일관된 측면이 있다. 닷페이스가 주목하는 분야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면?

가장 큰 메인 테마는 한마디로 ‘우리가 살아갈 세상은 달라야 하니까 해야 하는 이야기들'이다. 그 안에서의 큰 분류로서 젠더 폭력, 장애와 자유, 기후위기에 대한 우리의 대처 등이 있다. 세상은 변하고 있고, 개인의 삶은 이미 변해 있는데 제도나 사회가 그걸 소화할 환경을 마련하기 못해서 괴리가 커지고, 그 안에서 고통 받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그 괴리나 불균형이 클수록 그 문제에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준은 생활에 와닿는 주제들이어야 한다. 이를 테면 ‘비만치료용 식욕억제제, 이렇게 막 처방한다고?’ 같은. 당사자가 좀 더 자기 개인의 이야기를 하고. 그게 저희 핵심독자에게 다가가서 공감대가 넓어지는 주제를 선택한다. 고정돼 있는 카테고리보다는 그때 그때 사회에서 어떤 구성원들의 어떤 이야기들이 필요한지에 따라 계속해서 변화한다. 

결국 일상에서의 고민, 나의 관심사가 일과도 밀접하게 연결된 곳이 닷페이스 같다. 팀원을 채용할 때 중점적으로 보는 것들이 있다면?

우리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닷페이스에 이야기를 가져오는 필터라고 생각한다. 이 사람이 세상에서 어떤 얘기를 걸러서 건져올 것인가. 어떤 영역이든 이야기를 좀 더 넓혀줄 수 있겠다고 생각되는 동료를 모시게 되더라. 그리고 기본적인 건 지향하는 바가 무엇이냐인 것 같다. 지금의 팀 구성도 보면, 각자 직군이 다르고 전문성이 다르지만 지향하는 부분, 일상에서 추구하는 것들이 닷페이스와 접점이 많다. 왜 굳이 하고 많은 회사 중에 그렇게 크지도, 안정적이지도 않은 닷페이스를 선택해서 오고 싶어 하는지에 대한 얘기를 하다 보면, 그 사람이 지향하는 바가 자연히 드러나게 되는 것 같다. 

어쩌면 닷페이스가 하는 이야기들이 대중의 열광을 얻을 만한 내용은 아닐 수 있다. 여기의 성공이라는 것이 메이저에서 생각하는 성공과 차이가 클 수도 있고. 닷페이스에서 ‘성공적’이라는 기준은 뭘까?

큰 영향력도 중요하지만 정확한 영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작년에 저희가 텔레그램 N번방 고발 영상을 만들고 나서 ‘디지털 성폭력’에 대한 시리즈를 내보냈었다. 첫 편은 이런 상황을 취재하고 해설하는 영상이었고. 이후 시리즈의 출발점은 ‘조주빈이 포토라인에 서서 저렇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자존감을 채우고 있을 때, 피해를 경험한 사람들은 그 상황을 어떻게 지켜보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었다. 협력 단체에서도 하는 얘기가 피해자들이 다른 어떤 시간보다 포토라인에 선 가해자를 본 순간이 제일 괴롭고 힘들었다는 말이었다. 이 사건으로 청와대 청원이 100만이 넘었고, 저희 영상 시리즈도 높은 관심을 받게 되면서 닷페이스가 후원을 받게 됐다. 그걸로 피해를 경험하신 분들의 일상을 회복할 수 있는 지원금을 마련했다. 이로 인해 ‘취재 한 번 하고 끝’이 아니라, 3개월 동안 피해자 단체와 그 과정을 같이 보고 전담하면서 꾸준히 팔로업하는 경험을 한 거다. 주변 언론사 기자들이 종종 허무하다고 말하는 부분이 있다. 어떤 사건을 터뜨리고 사회적 관심을 받고 ‘이제 뭔가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길 때, 손 털고 다음 아이템으로 넘어가야 하는 상황. 뭔가 바꿀 수 있겠다 싶을 때, 그걸 버리고 가야 하는 숙명이랄까. 닷페이스는 그래도 한 가지를 밀어붙일 수 있을 때까지 해본다. 어쩌면 그게 우리만의 성공이 아닐까 싶다.

소외된 곳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미디어로서, 뿌듯할 때는?

닷페이스는 이미 목소리가 정제된 채로 전달될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전달되기 어려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나름 잘 풀어왔다고 생각한다. 많이 실패했지만 그래도 자주 성공했다. 우리가 하는 이야기들이 많이 가닿는 경험들을 하기도 했었고. 올 초에는 난민 관련 프로젝트를 했었는데, 파트너로 같이 해주신 변호사 분이 취재도 같이 해주시고, 정말 저희에게 시간을 많이 써주셨다. 나중에 수줍게 본인이 닷페피플이라고 고백하시더라. 10년 넘게 난민 관련 얘기를 하면서 이렇게 우호적인 질문을 받아본 적이 처음이라서 그게 힘이 되고 고마웠다고. 이런 걸 들을 때 우리도 같이 힘을 받는 것 같다.

공항 난민 문제 해결 프로젝트(출처: 닷페이스)

닷페이스는 콘텐츠를 팔아서 수익을 얻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결국 닷페피플들의 후원과 투자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현재 닷페피플의 규모가 어떻게 되는지? 

1,700명 정도 된다. 후원금이 월 11,000원인데, 이게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연령대가 20대 초반, 아직 경제 활동을 하기 전인 분들이 많고. 최근에 저희가 인터뷰한 분 중에 10대 고등학생 닷페피플이 있었다. 근데 이분이 후원을 그만하게 됐다면서 너무 미안해하시는데, 그분 한 달 용돈이 6만원이라더라. 저희가 더 죄송하다고 서로 사과하는 상황이 벌어졌었는데(웃음). 각자 어려운데도 이렇게 후원해주는 분들이 저희에게 큰 힘이 된다. 그리고 저희가 놀랍게도 비영리단체가 아니라, 주식회사여서 최근에 아주 조그마한 규모지만 투자를 받았다. 사실 닷페이스 같은 매체는 정말 생존 방법이 어렵다고 생각한다. 모두를 위한 이야기라는 테마 안에서 개인에게 완전히 유익이 가는 이야기도 아니고. 주식 투자를 해설해주거나, 돈이 될 만한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고. 그럼 이 매체를 뭘 어떻게 믿고 투자할 것인가. 결국에는 우리가 말하는 변화를 바라는 사람들이 충분히 있다는 것, 그 사람들이 계속 이 매체를 살려나갈 것이라는 믿음과 관계 형성을 보신 것 같다. 앞으로 10년 후까지 유효한 변화의 지점을 뚫고 가는 미디어라는 점에서 응원하고 함께하고자 한 투자자들이 있었고. 그 돈으로 올해도 여러 영역으로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지속가능한 모델을 실험하는 차원에서 앞으로 더 증명해보고자 한다.

<포브스> 선정 30대 이하 리더에 선정되기도 했었고. 창업 때부터 닷페이스의 조소담이라고 하면 ‘어린, 여자, 대표'라는 정체성으로 많이 부각됐었다. 이런 시선이 스스로에게 어떻게 작용했는지도 궁금하다. 

‘노랑머리 여자애’라고도 많이 불렸다(웃음). 저는 결국 이 위치성을 이용하거나 이용당하거나, 그 둘 다를 해왔다고 생각한다. 어떨 때는 더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나가기도 하고, 공식석상에서는 더 노브라로 간다거나 머리도 더 노랗게 탈색을 하고 간다거나. 쉽게 안 보이려고 반골 기질을 더 내세우려고 했었던 것 같다. 참고로 탈색하면 진짜 두피가 아프다(웃음). 확실하게 어떤 점에서 타격을 받았다고 말하기에 어려운, 여자 대표들이 겪는 어려움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받는 질문의 종류가 다르다거나 스타트업 안에서도 보수적인 관행들이 있는데. 최근 뉴닉 대표님과도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그렇고, 점점 여성들이 많이 등장하면서 서로 연결되는 느낌을 받는다. 수가 많아진다는 것의 중요성, 거기서 힘을 받는 게 있다.

최근 눈여겨 보고 있는 여성 창업자가 있다면?

닷페이스에서 같이 일했던 PM이 나가서 창업을 했다. ‘내가 만드는 하루'라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온라인 퀴퍼 캠페인도 같이 했던 분인데. ‘뉴웨이즈'라는 정치 관련 스타트업이다. 기초의원들을 뽑는 구조에서 ‘캐스팅 매니저’라는 이름으로 개인 유권자들을 모으고, 의원이 되고 싶은 후보자를 모으고, 그들을 교육하고 엮는 비영리단체다. ‘비영리 정치 서퍼’라고 볼 수 있지. 지금 빠른 시간 안에 굉장히 많은 분들을 모았고, 후보자들도 많이 낸 걸로 알고 있다. 현재 6개 정당과 다 협약도 맺었다고 한다. 저도 요즘 굉장히 흥미있게 바라보고 있다.

미디어라면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점점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안 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닷페이스가 안 하려고 하는 게 있다면?

일단 다른 데서 충분히 하고 있는 건 안 하고 싶다. 조직 내에서는 섬세한 태도 같은 걸 계속 견지하려고 하는데. 인터뷰를 내보낼 때, 편집할 때의 섬세함이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어느 간호사 분이 인터뷰 하면서 오열을 하셨는데, 그 장면을 어디까지 보여줄 것인지에 대해 고민할 때. 고개를 드시는 부분까지만 가고, 나머지는 내보내지 말자는 결정을 하는 거다. 이분이 카메라 앞에서는 울었지만, 오열하는 장면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하지는 않을 거라는 판단. 매 과정마다 ‘이건 불필요한 것이다’라는 판단을 최대한 섬세하게 하려고 노력한다. 

혹시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는다는, 아무것도 안 변한다는 무력감이 들 때는 어떻게 하나? 

저희가 내부 워크샵 할 때 갖는 시간 중에 ‘개인적이지 않은 개인의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라는 게 있다. 일하면서 사람들이 감정이 없는 것처럼 일할 때가 많지 않나. ‘이건 회사에서 할 얘기는 아니지’ 하고 삼키게 되는 것들도 많고. 근데 내가 어떤 취재를 하면서 힘든 점들, 악몽을 자주 꿨다거나 하는 이야기를 서로 나눌 수 있으면 적어도 곪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닷페이스에는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는 문화가 있다. 실제로 치유가 잘 안 되는 경우가 많거든. 감정이입이 많이 되는 주제들, 간호사 태움 관련 취재를 예로 들면. 주변 동료들이 자살하거나 잘못됐던 사건에 대해 그분들이 얘기해주는 건 1시간이지만, 저희는 그걸 5시간 이상 보고 있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감정적으로 같이 힘들 수밖에 없다. 이게 아무리 뭘 어떻게 한다고 해도 아예 없어지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점점 들더라. 상처는 받았고, 그럼 이걸 잘 풀고 보람을 얻으면서, 어떻게 잘 데리고 가야 하는 거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끼리는 서로 내어놓고 이야기하자, 그게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대표로서 지치고 그만두고 싶을 땐 없었나? 

다행히 제가 회복탄력성이 좀 좋은 편이다. 나라 잃은 것처럼 울다가도 “어? 괜찮아진 것 같은데?” 하고 일어난다(웃음). 기본적으로 사회를 변화시키겠다는 열망도 좋고, 그것도 저의 일부이겠지만. 전 그냥 이야기가 재미있다. 더 좋은 이야기들이 더 많이 오가고, 그걸 더 섬세하게 매력적으로 만들고 싶다는 게 저의 궁극적인 욕망인 것 같다. 팀을 운영할 때도 한 사람 한 사람이 닷페이스라는 조직에 합류해서 각자 그려나가는 각자의 서사가 있잖나. 나는 이런 사람이어서 닷페이스 왔는데 이게 너무 좋았다거나 이게 너무 어려웠다거나, 하는 얘기들 자체가 전 궁금하고, 재미있다. 

닷페이스가 어떻게 존재했으면 하나?

우선 닷페이스가 하는 얘기들을 반가워해주는 분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 ‘나도 세상이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역시 닷페이스가 이런 얘기 해줄 줄 알았어!’ 같은 기대를 받고 싶고, 그 기대를 충족하고 싶다. 그리고 저희가 아직 못한 얘기들이 정말로 많다고 생각한다. 닷페이스가 시대의 흐름 상 젠더에 대한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해왔지만. 전 페미니즘, 성평등은 당연히 주류가 될 거라고 생각하는 쪽이다. 논쟁의 대상이 더 이상 안 되는. 닷페이스는 주류가 될 이야기를 당연히 하고 있는 거다. 좀더 갈증을 느끼는 부분은 주류의 흐름에서 좀 다른 이야기, 사람들에게 더 중요한 다른 가치들이 많이 있다고 느끼는데. 그걸 빨리 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있다. 그걸 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으면 한다.

구체적인 수치로 말해본다면?

일단 내년까지 닷페피플 3천 명! 그 정도면 더 많은 것들을 시도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곳곳에 흩어져 있는 닷페피플 중에는 생업을 하시면서 지원하는 정도로만 참여하는 분들이 있고, 어떤 분들은 본인 삶이 이미 정치적인 현장이어서 그 얘기를 직접 하고 싶어 하는 분들도 많다. 일방적인 콘텐츠 제공자가 아니라, 함께 가는 미디어 커뮤니티 같은 존재로서 뭔가 더 할 수 있지 않을까, 서비스에서도 많이 고민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잠재적 닷페피플에게 영업 한마디, 해보자. 

전 닷페이스를 하면서 세상을 포기하지 않게 됐고, 절 포기하지 않게 됐다. 내가 어떤 문제의식을 갖고 있고, 사회가 변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건, 단순히 바람이나 소망이 아니라, 내 일부인 것 같다. 그 일부를 현실적 공간에서 부정당하고 있거나 혹은 ‘나만 이런 게 아닐까?’ 하며 삼키고 있다가 미디어를 만나서 얘기를 꺼내주시는 분들이 있다. 닷페피플이 그런 분들이다. 신규 가입을 할 때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고, 어떤 문제의식이 있다’라는 걸 써주시는데, 매일매일 올라오는 그 메시지들을 볼 때마다 놀란다.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니!’ 저희가 어떤 사람들의 목소리로서 힘이 되고자 노력하듯이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 연결에 참여하는 경험을 하셨으면 좋겠다. 닷페이스는 그렇게 커질 테니까.

“가스점검원은 왜 중년 여성들이 많을까?” “산부인과에 임신중단수술 되냐고 물어봤다”, “지금 한국에서 분해될 수 있는 친환경 플라스틱은 하나도 없다" “N번방 이슈를 잊지 않은 당신을 찾습니다"... 닷페이스가 하는 이야기들은 모두의 주목을 끌 만한 주제는 아닐지 모른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또 완전히 정치적인 이야기. 누군가는 “쓸데없는 소리하네", “그게 되겠어?” 하며 퉁쳐버리거나 불편해서 외면하는 이야기. 여기 어디에서도 조명하지 않거나 드러내지 못하는 현실을 끄집어내 말하는 곳이 있다. 소리 높여 부르짖기보다 혹여 금이라도 갈 새라 섬세하고 조심스럽게. 

인터뷰 녹취를 푸는 데에 꽤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도 비슷할지 모르겠다. 조소담 대표가 말하는 단어 하나, 글자 하나라도 왠지 놓치면 안 될 것 같았다. 멈추어 살펴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다. 닷페이스는 그 지점들에서 자주 그리고 정확히 멈춘다. ‘정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들의 파이가 커지는 세상이 지금보다 나빠질리란 만무하다. 인터뷰가 끝난 후, 마지막 인사로 튀어나온 말은 “존재해주어 고맙습니다”였다.

필자 성영주
매거진 기자로 업의 처음과 끝을 지내고 있다.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많다. (매번 지친다.) 자기 밥벌이가 급급해서 남의 밥벌이도 중요하다는 걸 주억주억 깨닫는다. 늦다. 늦는 게 나쁜 게 아니라는 걸 알아가는 것도 늦다. 노동하는 자는 신성하다. 노동이라는 단어가 다른 핫한/트렌디한/최신유행의 단어들에 의해 마구 놀아지고 그래서 오롯이 살아 있으면 좋겠다. 노동은 신성하고, 당신도 노동자다. 나와 같이. <오늘만 사는 여자>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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