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을 운영하는 대표님이라면 많은 투자자들을 만나게 됩니다. 비즈니스에 관심을 보이며 적극적으로 대화하는 투자자가 있는 반면, 어떤 말을 해도 별다른 반응이 없는 투자자도 만나보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투자자들은 1건의 투자를 집행하기 위해 수없이 많은 스타트업을 만납니다. 그리고 그중 극히 일부의 스타트업에 투자를 집행하죠. 그만큼 작은 실수 하나가 투자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오늘은 투자자들과의 대화 중에 대표님들이 가장 많이 하는 사소한 실수 3가지를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이번 글을 통해 투자자의 입장을 조금 더 고려하셔서, 투자자와 대화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1.경쟁사가 없다 주장하기

-스타트업 대표님 의도
창업한 이유 중 하나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나가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해당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없는 분야, 남들은 생각하지 못한 솔루션, 기존에 없던 새로운 판을 고려해보면 경쟁사가 없을 수밖에 없습니다. 경쟁자가 없으니 독식할 수 있는 환경임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이런 생각으로 많은 창업가들이 VC들에게 ‘우리는 경쟁사가 없습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합니다.

-VC가 이해한 내용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투자자가 볼 때 경쟁자가 없다는 주장은 크게 2개의 방식으로 해석이 가능합니다.

첫번째, 대표가 해당 사업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넷플릭스는 2019년에 가장 큰 위협으로 타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치고 포트나이트를 꼽은 적이 있습니다. “우리는 소비자의 스크린타임을 위해 다각화된 경쟁구도에 있습니다. HBO보다 포트나이트와 경쟁이 더 치열하고, 지고 있습니다.”

​경쟁사는 넷플릭스의 예처럼 어떻게 정의하는지에 따라 정해질 수 있습니다. 해당 스타트업이 사업을 키우기 위해선 해당 산업의 기득권 서비스 및 기업과 경쟁해야 하며, 이를 위해 소비자들의 이용 패턴을 분석해야 합니다. 하지만 진짜 경쟁자가 없는 시장을 발견하셨다면, VC들은 다른 의문을 갖게 됩니다. 

두번째, “이렇게 매력적인 시장인데, 왜 경쟁자가 없는 걸까?” 시중에는 무한의 자본과 넘쳐나는 인력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왜 해당 시장이 비어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예상치 못한 위험요소가 존재할 수도 있고, 비용구조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복잡하고 비쌀 수도 있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 중 하나라도 해당 시장을 접했을 텐데 왜 아무도 사업을 안 했는지 의문이 들 수 있는 대목입니다.

2.다양한 잠재 고객에게 관심을 많이 받고 있다

-스타트업 대표님 의도
지금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스타트업입니다. 폭풍 성장하기 직전이니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에 투자를 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단기간에 성과를 낸 후 후속투자, 그리고 J 커브에 따른 성장궤도에 오를 수 있습니다.

-VC가 이해한 내용
계약은 입금되기 전까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투자 계약이나 납품 계약도 마찬가지죠. B2C 사업에서는 관심이 조금 더 중요할 수 있지만 실제 매출, 매출 증가폭, 이용률, 재구매율 등 훨씬 더 좋은 지표로 이에 대해 증명이 가능합니다. VC 입장에서 관심은 관심일 뿐 증명자료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VC는 고객들의 서비스/제품에 대한 니즈, 구매 의사, 지속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사업을 분석하는 만큼 관심은 그중 1가지 지표일 뿐입니다. 투자를 지금 하시면 단기간에 성과를 이루어 후속투자, 그리고 J커브에 따른 성장궤도에 오를 수 있습니다.

3.IR자료 전달 전 NDA 체결 요구

-스타트업 대표님의 의도
해당 사업이 혁신적인 만큼 조금이라도 누설되면 안 됩니다. 만약 남들에게 알려진다면 다른 사람이 이 혁신적인 사업을 먼저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NDA 체결을 통해 지식재산권에 대한 안정성을 확보하고, 서로 더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싶습니다.

-VC가 이해한 내용
VC들은 찾는 스타트업이 명확할수록 비슷한 사업을 진행하는 스타트업을 만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서로 사업이 겹쳐서 자연스럽게 비교를 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스타트업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스타트업 중 하나와 NDA를 체결했다면 해당 스타트업에 해당되는 내용과 조금이라도 겹치는 내용은 언급할 수가 없게 되죠. 이렇게 되면 스타트업 찾는 데 걸림돌이 생기게 됩니다.

명심하셔야 하는 건 VC는 스타트업을 발굴해서 투자하는 직업이지, 창업 아이템을 찾는 직업이 아닙니다. 물론 악의를 품고 접근하는 VC들도 있겠지만, 99%의 VC들은 투자처 발굴하는 데도 시간이 부족하다 느끼고 있습니다.

VC들은 아이디어보다 실행력을 보는 경우가 많으니 아이디어를 VC에게 노출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지 않으셔도 됩니다.

급할수록 돌아가야 하는 투자유치

투자유치 과정에서는 조금이라도 빨리 끝내고 싶은 욕심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자금을 유치해 사업에 집중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부분은 그 욕심으로 인해 오히려 역효과를 볼 가능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투자유치를 유난히 급하게 진행할 경우 예상 가능했던 일로 인해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사소한 실수 때문에 다시 시작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하게 기간이 늘어납니다.

이번 글로 투자유치 중이거나 투자유치 예정인 대표님들에게 이러한 사소한 부분에 대해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앞으로 있을 여러분의 투자유치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