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거대 기업 아마존의 무자비한 공격에서 살아남은 작은 스타트업이 있습니다. 그 이름은 바로 스퀘어(Square). 현재 시가총액 77조가 넘는 세계 최고의 핀테크 기업입니다. 스퀘어의 설립자 짐 매켈비는 아마존과의 싸움 이후 3년간의 연구 끝에 성공하는 스타트업과 실패하는 스타트업을 가르는 결정적인 차이를 발견했습니다. 오늘은 아마존을 이긴 스타트업의 모방할 수 없는 비즈니스 전략을 정리한 ⟪언카피어블(Uncopyable)⟫을 대신 읽어드리겠습니다.

아마존을 이긴 스타트업

세계 최고의 공룡 기업인 아마존의 공격에서 이긴 스퀘어는, 스마트폰 기반 카드리더기를 출시한 후 창업 4년 만에 매출을 13배나 끌어올린 스타트업입니다.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성공 신화를 써내려가던 어느 날 갑자기 벼랑 끝으로 내몰렸습니다. 아마존이 스퀘어의 카드리더기를 흉내 낸, 똑같은 기능을 지닌 카드리더기를 내놓은 것입니다. 가격도 30퍼센트나 저렴했고 아마존의 기존 인프라를 기반으로 친절한 서비스까지 앞세웠습니다. 

그때까지 아마존과 싸워서 이긴 스타트업은 없었습니다. 기껏해야 인수합병을 제시하는 게 전부였습니다. 전문가들은 스퀘어가 곧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이때, 스퀘어는 모두가 경악할 만한 방법을 택했습니다. 아마존이 내놓은 제품이나 전략에 그 어떤 대응도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놀랍게도 1년 뒤 아마존은 패배를 선언했고 카드리더기 사업을 철수했습니다.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결과였습니다. 이 일을 발판으로 스퀘어는 시가총액 약 77조, 2019년 포춘지 선정 미래 유망기업 2위에 올라 거대기업으로 성장해, 미국에서 12년 만에 새로운 민간은행 설립 허가를 받는 등 모바일 분야를 벗어나 미국 금융시장 전체를 아우르는 기업이 되었습니다.

아마존에 패배했던 수많은 스타트업과 스퀘어의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요?

작은 혁신을 쌓아라

매켈비는 성공하는 스타트업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비밀을 ‘혁신 쌓기 전략(innovation stack)’이라고 부릅니다. 성공하는 스타트업에는 작은 혁신을 쌓아 모방할 수 없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동일한 패턴이 있다고 말하는데요. 그 패턴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 발견 및 목표 설정

2. 유사 사례 모방을 통한 해결을 시도

3. 난관에 봉착

4. 업계에 없었던 새롭고 창의적인 해결책 시도

5. 문제 해결에 성공하지만 그 해결책이 또 다른 문제를 유발

6. 4~5번이 연속적으로 반복됨

7. 창의적인 해결책이 쌓여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탄생

매켈비에 따르면 돈, 기술, 자본 없이도 독창적인 비즈니스를 만들어 성공한 기업은 모두 위와 같은 패턴을 보입니다. 커다란 로드맵을 그린 뒤 착실한 계획에 따라 성공했으리라는 생각은 외부자들의 낭만으로 치부하는데요. 스퀘어 역시 위와 같은 과정을 거쳤다고 말합니다.

기술 없이 성공하라

매켈비는 오늘날 많은 이에게 유명한 기업들 모두 한때는 스타트업이었음을 상기시킵니다. 그리고 그중 3개의 기업을 뽑아 이들이 어떻게 ‘혁신 쌓기 전략’으로 독창적인 비즈니스를 만들었는지 분석합니다. 

이케아는 신기술이 있어야만 스타트업이 가능하다는 편견을 깼습니다. 생산과 유통 부문에서 발상을 전환함으로써 세상에 없던 기업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기술을 갖추어야만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고 믿는 이들에게, 이케아의 예는 스타트업의 근본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데 있음을 상기시킵니다.

규제를 역이용하라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규제와 관행을 뛰어넘는 기업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업에 제약이 너무 많다고 느낀다면 반가운 소식입니다. 빈틈을 노리고 그것을 역이용함으로써 누구보다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사례가 그 일을 도울 것입니다.

업계의 표준을 정의하라

뱅크오브아메리카(구 뱅크오브이탈리아)는 한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업계의 표준으로 자리잡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이들이 과거 혁신적으로 내놓았던 ‘주택담보대출’이나 ‘지점 시스템’ 등은 오늘날 모든 은행이 사용하는 사업 모델이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혁신으로 여겨졌던 것들이 결국 오랜 시간이 지나 업계의 표준을 바꾼 것입니다.

모방이 최우선의 선택지이자 안전하고 검증된 길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모방한 뒤 혁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커다란 혁신은 없습니다. 눈앞에 닥친 문제를 해결하는 작은 혁신을 만들어야 합니다. 연속되는 문제들을 하나하나 해결해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독창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완성될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파괴라는 단어를 파괴해야 합니다. 파괴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파괴하려는 대상 즉, 과거에 집착하게 됩니다. 세상을 바꾼 기업들은 그 무엇도 파괴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파괴 대신 고객과 미래에 집중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