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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를 위한 금융 놀이터, 모니랩 이경훈 대표

<사진제공 : 주식회사 넥스트유니콘>

이번 인터뷰는 좀 신박(?)하다. 12월 마지막 주 현재, 아직 정식 론칭도 안 한 서비스에 대한 인터뷰라는 점에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시점에 따라, 론칭 이후일 수 있다.) 지금까지 이 인터뷰 시리즈에서 다룬 스타트업 대부분은 5년 이상 나름대로 성공적인 커리어를 그려오고 있는 회사로, 다양한 히스토리와 노하우를 듣는 의미가 강했다. 이번은 그와 정반대 선상에 있는 신생 스타트업이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으로 보자면 결승점을 통과한 이들이 아니라, 이제 겨우 출발선에 선 이에게 소감부터 묻는 상황과 비슷하달까. 

올 3월 출발한 모니랩은 ‘10대들의 금융 놀이터’를 표방하는 앱 서비스 회사다. 우리에게 익숙한 토스나 네이버페이가 제공하는 결제 기능을 포함해, 10대들의 돈 관리에 대한 총체적인 금융 서비스로 나아가고자 한다. 거기에 ‘놀이터'라는 개념을 곁들인. 

아직 손에 잡히는 실물이 없는 상태에서 사전 취재도 쉽지 않았다. 곳곳에 짤막하게 올라와 있는 회사 소개말들뿐. 그런데 소개만으로도 궁금증이 꽤나 생겨났다. 금융 서비스? 요즘 하도 핀테크 핀테크 하니까 그 비슷한 거라는 건 알겠는데, 하필 타깃이 10대라고? Z세대와 알파세대를 아우르는 챌린지 뱅크? ‘챌린지 뱅크’는 또 뭐지? 금융 서비스에 놀이터라, 이 조합은 또 뭘까? 

이번 인터뷰는 그러니까 출발선에 서기까지의 이야기다. 성공이라는 결론을 전제한 대다수의 인터뷰에서 소홀하기 쉬웠던, 시작에 대한 이야기. 성공의 노하우보다 어쩌면 훨씬 더 개별적이고 복잡다단한 이야기. 그래서 ‘어떻게’보다는 ‘왜’에 방점이 찍힌 이야기. 아직 온도조차 가늠할 수 없는 신상 오브 더 신상, 모니랩의 이경훈 대표를 만났다. 감상부터 말하자면 재미와 의미가 모두 있었다. 

평생 단 한 번뿐인 ‘신인'이라는 타이틀처럼 결과가 성공이든 실패든, 모든 스타트업이 반드시 동일하게 거치는 통과의례, 바로 ‘시작'. 업력이 쌓일수록 잊히는, 그래서 자주 소환당하는 진짜 초심에 대한 이야기. 그 고되고도 설레는 여정을 함께 따라가보려 한다. 

모니랩 한 줄 소개부터 해본다면?

저희는 Z세대와 알파세대를 위한 금융 놀이터를 만들고 있다. 

금융 놀이터라는 개념에 대해 좀 더 설명해달라.

많은 게 함축돼 있다. 일단 놀이터라는 것, 샌드박스라는 게 넘어져도 다치지 않고, 또 다양한 것을 플레이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잖나. 저희는 청소년을 지향점으로, 특히 금융에 대해 직접적인 경험을 할 계기가 잘 없는 한국 청소년들에게 어떤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었다. 제가 미국에서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유학을 해서 대학, 대학원까지 다녔는데. 미국에서는 문화적으로 어릴 때부터 경제 활동을 하는 게 자연스럽다. 예를 들면 미국 중고등학생들은 방학마다 혹은 학기 중에도 세차를 한다든가, 레모네이드를 만들어서 판다든가, 직접 빵을 구워서 베이크 세일을 한다든가 하는 용돈벌이들을 스스로 소소하게 한다. 제 경우 고3 때 프롬파티를 위해서 진짜 1년 동안 빡세게(!) 돈을 벌었던 기억도 있고(웃음). 그런 경험이 저는 굉장히 자연스러웠는데, 잠깐씩 한국에 나올 때마다 친척들을 보면서 느낀 건 이 친구들은 경제 활동은 물론이고, 세뱃돈이나 명절에 받는 용돈도 부모님께 바로 직행하는 경우가 많더라. 그러면서 ‘왜 자기 돈을 안 지키지?’ 같은 생각을 했었다. 

모니 로고 <사진제공: 모니랩>

저부터도 “학생이 돈돈 하면 못 쓴다”, “돈은 부모님이 관리해주는 게 맞다” 같은 말들을 자연스럽게 들어왔던 것 같다

맞다. 돈을 다루는 경험 자체가 부족한 거지. 지금 제 주변 친구들 중에 성인인데도 경제 활동에 대한 인식이 명확하지 않은 친구들이 많다. 주식 투자도 왜 하는지 모르고 그냥 ‘남들 다 하니까’ 하는 친구도 있고. 돈을 불리는 행위를 투기 정도로 생각하는 친구도 있고. 이렇게 2030 친구들 사이에서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 사이의 갭이 엄청 큰데, 전 이 시작점은 청소년 시기의 경험에서 온다는 생각을 했다. 

그게 모니랩의 타깃을 10대로 잡은 이유일까?

그렇다. 우리의 주안점은 ‘경험’에 있다. 금융 이해력, 즉 파이낸셜 리터러시라는 건 더 일찍 경험하면 경험할수록 더 많이 배우고, 지식의 총량이 커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한국 청소년들이 유의미하게 활용하는 금융 앱이 금융 카테고리 150개 앱 중에 카카오뱅크, 네이버페이, 토스, 3개 말고는 없다. 이 3개조차도 금융 접근성 부분에 국한된다는 걸 확인하게 됐다. 돈을 주고받고 하는 용도 외에는 없다는 말이다. 그럼 청소년들에게 어떤 금융 툴을 제공해야 할까를 고민하면서 이들이 가진 ‘페인 포인트’를 들여다보니.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전체 청소년을 관통하는 한 가지가 있더라. 바로 모두가 용돈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는 것이었다. 

우리 문화에서 용돈이라는 개념은 일방적으로 부모님이 주는 것, 용돈이 부족하면 내가 어떤 일을 해서 좀 더 벌 수 있다거나 용돈의 규모에 대해 스스로 제안하고 협상한다거나, 하는 상호적인 개념과는 멀다는 의미이기도 하겠다.

정확하다. 10대들에게도 돈을 주고 받는 것뿐만 아니라, 어떻게 쓰고, 어떻게 모으고, 어떻게 불리고 하는지에 대한 니즈가 굉장히 산발적으로 있는데 그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으니까 어떻게 시작할지조차 모르는 거다. 요즘 많이 대두되고 있는 유태인식 교육법, 독일이나 미국식 경제 교육법들이 관통하는 것 또한 어린 시절부터의 금융 경험을 제공해준다는 점이다. 우리는 10대 친구들 대부분이 용돈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고, 일부 학부모들에게도 자녀의 용돈 관리에 대한 갈증이 있다는 걸 먼저 확인했다. 그렇다면 용돈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의 경험을 극대화시키면서 양쪽을 어느 정도 만족시키는 기능이 무엇일까 생각했을 때 ‘용돈 미션’이라는 걸 떠올린 거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아이들에게 용돈 보상을 걸어서 어떤 일들을 수행하게 만들고, 아이들은 그걸 하면서 생활 습관뿐 아니라, 돈에 대한 개념도 배울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인터랙션이라고 생각했다. 

모니 소개 <사진제공: 모니랩>

용돈 미션 체험판의 반응들은 어땠나?

지난 10월에 체험판을 해봤는데. 일단 반응의 기준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서 쓰느냐보다는 들어온 사람들이 어떤 인게이지먼트를 벌이느냐에 포커스를 뒀다. 실제 모집한 사람은 학부모 40명, 자녀 45명 정도로 100명이 채 안 됐는데, 들어온 사람들이 매일 하나 이상씩의 미션을 진행했는데, 좀 재미있는 현상들을 발견했다. 저희 앱을 이용하면서 부모와 자녀 간에 소통하는 창구처럼 쓴다든가 하는, 저희도 깜짝 놀라는 결과들이 꽤 잡혔다. 이건 바로 론칭을 해볼 수 있겠다 싶어서 2주 동안 체험판을 하고 바로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론칭하는 계획을 세웠다. (12월 넷째주 기준으로) 1~2주 정도 후면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 

롤모델이랄까, 참고했던 다른 서비스가 있다면?

모니랩의 시작점이 됐던 곳이 있다. 미국에 10대들을 위한 핀테크 서비스 중에 ‘그린 라이트’라는 굉장히 앞서 나가는 회사가 있다. 현재 기업가치가 3조 정도 되고, 앤드리슨 호로위츠(마크 앤드리슨과 벤 호로위츠가 공동 창업한 미국의 IT 벤처 투자 전문 회사)의 투자를 받은 굉장히 잘나가는 회사다. 그 서비스에 들어가 있는 기능들을 보면 수입, 소비, 저축, 투자, 기부까지 다 들어가 있다. 한국과 미국이 다른 점은 청소년들이 수입에 대한 경험이 굉장히 부족하다는 것인데. 수입이라는 개념이 없으니 소비, 저축, 투자 등의 다른 경제 활동으로 나아가기가 매우 힘들다는 점이다. 이런 상태에서는 아무리 다양한 기능이 제공된다고 해도 잘 이용하기가 어렵고, 오히려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핀테크가 한국에서 산업 자체가 엄청 커지고 그와 관련한 서비스도 많아지면서 진짜 사람들이 수혜를 입었느냐? 아니다. 20대는 오히려 오용, 남용의 결과들이 있었다고 본다. 통계적으로도 나타나는 게 금융 사고의 비중이 30~40대는 내려가는데, 20대는 늘어나고 있다. 20대조차도 잘 모른다는 거다. 10대 때부터 몰라왔는데, 성인이 됐다고 ‘뿅' 하고 갑자기 알게되는 지식이 아니니까. 그렇게 뛰어들다 보니, 돈에 관해 손실이나 사고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거지. 

그렇다면 모니랩은 어떤 점에서 기존의 핀테크와 다르다고 볼 수 있을까?

지금까지 핀테크는 하나의 수단으로서, 송금하고 받고 하는 접근성에서 많은 부분 해결을 해줬다. 펀드 같은 걸 쉽게 살 수 있는 것도 결국 접근성을 굉장히 단축시켜준 건데. 그 다음 방향은 라이프스타일, 즉 사람들의 행동, 습관 같은 것들과 완전히 밀착돼서 경제적으로 더 나은 선택들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저희가 프로덕트를 만들 때도 10대들에게 특화된 기능이라고 해서 용돈 미션에서 시작하지만, 그 후로 수입, 소비, 저축, 투자, 이렇게 네 가지로 분류를 해서 나아가려고 한다. 예를 들어 금융 상식 퀴즈 같은 방식으로 금융사들이 챌린지를 내고, 거기 참여하는 친구들에게 금전적인 인센티브를 준다든가 하는 것도 도입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소비 부분에서는 청소년들 간 네트워크를 활용해 공동구매라든지, 타임 세일 등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금전적인 혜택을 볼 수 있게 하는 기능들이 만들어질 수 있을 거다. 이런 식으로 청소년들에게 혜택을 주는 기능을 하면서 동시에 유의미한 비즈니스 모델도 가져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요즘 핀테크가 쏟아지기도 하고, 중요성도 잘 알고 있긴 하지만. 금융산업 자체가 워낙 어려운 사업이다. 금융에 뛰어들게 된 계기가 있다면?

금융산업에 많은 허들이 있는 건 분명하다. 규제도 많고,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부분이 많지만, 이런 어려움을 다 뛰어넘게 하는 저희 원동력은 청소년들이 이런 프로덕트를 분명히 필요로 하고 있다는 확신, 만약 나오게 되면 큰 임팩트가 있을 거라는 확신이었다. 돈을 주고받고 거기서 수수료를 받고, 이런 금융업의 성격이라기보다는 유저들이 우리 앱을 라이프스타일 앱처럼 쓰면서 돈에 대한 건 다 우리를 거치는 방식으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 

10대 청소년이 타깃이라면, 사실상 성인이 되면 빠져나가는 고객이라는 의미도 된다. 삶의 흐름으로 봤을 때, 지나가는 정류장으로서의 서비스라고 보면 되는 걸까?

용돈 미션을 포함해 기능의 특성상 완전히 좁게 타깃하는 건 딱 초등학교 4학년 전후다. 이 부분은 저희가 론칭하고 나서 당연히 바뀔 수 있는 여지가 많아서 단언적으로 말씀드리기는 힘들겠지만. 저희가 지속적으로 Z세대, 알파세대를 지향한다는 점에 또 다른 해답이 있을 것 같다. 지금은 초등학생 4학년 전후가 쓰는 앱으로 출발하지만, 소비 기능, 투자 기능 등을 붙이면서 자연스럽게 중학생, 고등학생들로 넓어질 것이고. 나중에 사회 초년생이 되면서부터는 또 더 시리어스한 금융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생길 것이다. 그 시점에 우리가 직접 학자금 대출이라든지, 알바 선지급, 혹은 BNPL(Buy Now Pay Later, 무이자로 할부 결제를 하는 방식의 서비스), 스몰 보험 같은 핀테크 상품들을 직접 업셀링하는 것이 저희 큰 그림이다. 

모니 소개 <사진제공: 모니랩>

모니라는 이름을 지은 연유도 궁금하다.

좀 단순한데(웃음). 제가 이전에 원래 있던 직장이 벤처캐피털 심사역이었다. 작년 12월까지만 일하고 퇴사하는 걸로 회사와 얘기가 돼 있는 상태에서 10대들을 위한 핀테크에 대해서 계속 아이데이션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서비스명을 정해야 된다고 해서 한 5분 정도 고민하다가 청소년을 타깃으로 하니까 머니를 그냥 좀 귀엽게 표현하면 어떨까 해서 ‘모니?’ 이렇게 아주 직관적으로 지은 이름이다. 회사 이름도 여기에 따라서 ‘모니랩’이라고 지었고. 

대표 개인의 이야기도 궁금하다. 이미 미국에서 스타트업 창업 경험도 있었다고?

맞다. 의료비 청구&결제 시스템 관련한 스타트업이었는데. 제 대학 전공이 생물학과였다. 미국에서는 의사가 되기 위한 전공으로 가는 과인데. 제가 두 학기 정도 다녀보니까 의사는 별로 관심 분야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근데 의사가 하는 비즈니스에는 관심이 많았다. 의료 과정으로 돈을 버는 것, 병원을 운영하고, 경영하는 것에 흥미가 있어서. 군대에 다녀온 후 대학원을 뉴욕대 의료경영학과로 진학을 했다. 그 과정에서 제가 우연치 않게 미국에서 처음으로 클리닉을 갈 일이 생겼는데. 치료를 받고 저는 리셉션에서 돈을 내려고 기다리고 있었더니, 청구서가 집으로 보내질 테니까 그냥 집에 가면 된다는 거다. 그러고 한 달 정도 후에 빌이 날아왔는데, 제가 기억을 못 하고 ‘뭐야?’ 하고 그냥 찢어서 버렸다. 그러다 아차 하고 다시 꺼내서 봤더니 제가 한 달 전 갔던 병원에서 날아온 청구서였던 거다. 이 경험을 하면서 도대체 왜 이렇게 불편하게 우편으로 주고 받아야 하지? 앱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중간에 유실도 많이 날 것 같고, 의문이 생겼다. 그렇다면 내가 앱을 한번 만들어보자고 시작한 게 저의 첫 스타트업이었다. 

어떻게 보면 처음부터 금융과 관련이 있었던 건데, 그 경험을 통해 어떤 걸 배웠나?

그때 저 포함해서 공동 창업자가 5명이었고, 직원들이 제일 많았을 때는 11명까지도 있었다. 결론적으로는 이 방식을 바꾸는 데 큰 기여를 하지 못했다. 통계를 보니 미국 클리닉의 70%가 여전히 페이퍼 빌로 하고 있었고. 제가 처음에 찢어서 버렸던 것처럼 유실되는 청구서들이 매년 병원 매출의 10% 정도는 계속 나오고 있더라. 그런데도 여전히 기존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거지. 병원에나 소비자 모두에게 편리하고 정확한 서비스를 개발하고자 한 건데, 일단 이해관계자들이 너무 많기도 했고. 계속 해오던 방식을 바꾸기까지는 정말 쉽지 않다고 느꼈다. 여전히 미국 아저씨들은 그냥 이렇게 써서 보내는 게 편한 거고. 

원래 인식 변화가 가장 어려운 법이다.

정말 쉽지 않더라. 결정적으로는 제가 이 서비스를 제공할 클리닉도 잡고, 프로젝트도 한 8개월 정도 만들고 있을 때, 당시 CTO와 CSO가 8개월 동안 만든 프로젝트를 가지고 나가서 본인들이 아예 창업을 해버렸다. 제가 대표로서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던 부분들이 있었던 거고, 거기서 어쨌든 코파운더들이 나간 건 제 리더십 문제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뼈아픈 경험이었지. 그러면서도 계속 스타트업을 하고 싶다는 마음은 떨치질 못하겠더라. 그럼 다음 번에 더 잘하려면 어떤 경험이 최적일까 생각했을 때 그게 벤처캐피털이었다. 그때 제가 직접 뉴욕에 있는 벤처캐피털들한테 메일을 보냈고, 커넥티비티 벤처스 펀드라는 곳에서 6개월 정도 인턴을 하게 됐다. 끝나고 한국에 들어오자마자 뮤렉스 파트너스에 조인을 하게 된 거고. 

심사역 일은 어땠나?

정말 재미있었다. 다양한 대표님들을 만나보고 산업도 많이 접하고, 스타트업 내부에서는 어떤 치열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고, 대표들은 그럴 때 어떤 결정들을 하는지 정말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으니까. 그러다가 10대들을 위한 서비스에 꽂히게 된 결정적 계기가 ‘젠리’라는 앱 때문이었다. 요즘 고등학생들 중에 젠리를 안 쓰는 사람이 없다는 말을 듣고, 얼마나 대단한 건가 해서 깔아봤더니 위치 기반의 SNS인데. 내 위치 정보를 그룹에 상시적으로 제공을 하는 거더라. 근데 저부터도 ‘이게 과연 좋을까? 내 위치를 상시적으로 알린다는 게?’ 의문이 들었는데, 유저 수가 그렇게 많다니… 벌써 저와는 완전히 다른 세대에서 벌어지는 또 다른 세계였던 거다. 누군가는 분명히 여기에 시리즈A, B를 투자를 했을 텐데? 투자한 사람은 뭘 보고 한 걸까?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공부를 해보고 싶어진 거지. Z세대를 더 파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 게, 이걸 매크로적으로 봤을 때 2000년대에는 웹을 기반으로 하는 기술과 서비스 창업을 한 분들이 굉장히 성공했고. 2010년대는 모바일 기반의 서비스와 기술 창업, 거기에 투자를 했던 분들이 지금의 구루로 계시잖나. 그럼 2020년대에는 이미 웹과 모바일 기반의 기술과 서비스가 많이 다져져 있는 상황 위에서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서비스가 아닐까, 하는 전망을 저는 했다. 

그게 ‘금융 놀이터'라는 개념으로 이어진 건가?

맞다. 제 첫 스타트업이 핀테크이기도 했고. Z세대와 핀테크의 융합에 대한 공부를 본격적으로 하게 된 거다. 제가 처음 ‘그린 라이트’를 발견했을 당시만 해도 미국에서는 시리즈C 단계로, 유니콘은 아직 아니었고. 영국과 프랑스에도 비슷한 서비스들이 시리즈A 정도 단계로 진행되고 있었다. 그럼 이게 한국에도 유효할 수 있을까 생각했을 때, 중국에는 아직 이런 움직임이 없고, 동남아도 없는 걸 보니. ‘사회적 인프라, 금융 인프라가 굉장히 높은 지역에서 이런 니치한 서비스에 반응하겠구나’ 하는 가설이 섰다. 한국은 사회적 인프라가 훌륭하고, 디지털 프로덕트에 대한 참여율도 굉장히 높으니까. 그래서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내가 창업을 해야겠다까지 생각이 이르게 된 것 같다. 

같이 모인 분들의 면면도 카카오뱅크, 토스 등의 출신들로 커리어가 화려하다. 어떻게 모이게 됐나?

정말 운 좋게 찾게 됐다. 처음에는 지인 통해서 소개받고 만나기도 했는데, 잘 맞는 분들을 못 찾았었다. 그럼 방법을 달리 해보자 하고, 일단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후보자들의 경력을 좀 써봤다. 카카오뱅크, 토스 이런 경력들이 적혔고. 경력은 5년 이상, 저와 좀 비슷한 나이대면 좋겠고… 이런 식으로 링크드인을 통해 인물 리스트업을 한 다음에 제가 일일이 콜드 메시지를 보낸 거다. 그렇게 운 좋게 카뱅에서 4년 정도 계시고, 본인이 직접 스타트업 개발팀장으로 5년 정도 계셨던 정문창 님, 소풍벤처스에서 저희의 투자 담당을 하셨던 심사역 고영곤 님이 모이게 됐다. 또 개발자 중에 토스, 당근마켓 재무팀 출신인 분이 계시고. 우연찮게도 정말 좋은 분들이 합류하시게 돼서 행운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제 막 스타트하는 초기 단계의 모니랩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방향성은 무엇인가?

이건 완전 고민 없이 말씀드릴 수 있다. 좋은 분들을 모시는 게 저희의 가장 큰 과제다. 사업이 어떻게 되든, 어떤 기능이 실패하고 어떤 기능은 성공할 것인가 등등은 그냥 각각의 이벤트일 뿐이고. 진짜 좋은 분들을 모셔야 이 사이클을 돌면서 경험치가 쌓이고, 그 경험치가 우리 회사의 역량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전 굳건하게 믿는다. 지금 풀타임으로 일하고 계신 분은 5분, 파트타임으로 해주고 계신 분이 3분 있는데. 론칭을 하고 리크루팅 시즌이 시작되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좋은 분들 모시고 싶다. 

스타트업은 크든 작든 어떤 방면으로든 사회 혁신에 기여한다고 생각한다. 모니랩의 혁신은 무엇일까?

지금의 Z세대, 알파세대가 훗날 20대, 30대 되고 40세 됐을 때를 넓게 내다본다면. 지금의 2030, 40대보다 훨씬 더 금융 이해도가 높아질 거라고 짐작한다. 거기에 저희가 어느 정도 기여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것만 돼도 사회적인 역할은 정말 크게 한 거라고 생각한다. 

대표로서 그리는 모니랩의 긍정적인 미래상을 그려본다면?

막연하게는 젠리가 고등학생들이 다 쓰는 앱인 것처럼 청소년들 사이에 모니라는 앱이 다 깔려 있는 그림을 상상하게 된다. 세부적으로는 저희가 계속해서 다양한 기능들을 넣고 빼고, 또 바뀌고 하겠지만 결국 청소년들이 우리 앱을 쓰면서 금전적인 혜택도 가져갈 수 있게 되는 것. 궁극적으로는 우리 앱을 쓰면서 삶의 만족도가 좀 올라갔으면 하는 거다. 저희는 금융 기능을 넘어 소셜 기능에 대한 잠재력이 사실 가장 크다고 보고 있다. 다른 금융 프로덕트들이 금융적인 기능에서는 더 좋을 수는 있지만. 저는 소셜적인 부분을 관통하지 않으면 한계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쿠팡이나 마켓컬리, 아마존 같은 서비스도 결국에는 소셜적인 부분이 거의 90% 이상이라고 보는데.그게 바로 리뷰다. 물건을 고를 때 우리가 보는 게 최소 리뷰 수가 많은 것, 점수대 4.5점 이상인 걸 찾아 보면서 고르지 않나. 거기에서 전 소셜 기능이 엄청나게 발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모니도 10대들이 예를 들어 공동구매를 해서 얼마나 싸게 사고, 얼마나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는지, 지금 어디서 타임세일을 하고 있는지 등등을 찾아 보면서 나도 따라 들어가서 살 수도 있고, 이런 식으로 파생되는 네트워크 효과가 어마어마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정말로 모든 청소년들의 핸드폰에 모니가 깔려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이경훈 대표는 인터뷰 내내 ‘경험’이라는 단어를 많이 썼다. 삼삼오오 만나는 자리에서 대화 주제로 ‘주식’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는 요즘. 실제로 그것을 하든 안 하든 ‘재테크’의 필요성은 모두가 뼈저리게 체감하는 시대. 금융이란 점점 우리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착관계일 수밖에 없다. 결국 공부가 필요하고, 그것은 당연히 경험 그것도 좀 더 이른 경험에서 온다는 말. 

모니랩의 소개말에 ‘챌린지 뱅크'라는 단어가 있다. 기존의 은행들에 챌린지, 도전한다는 의미다. 기존 은행들이 꺼리는, 그러나 필요한 기능들을 모바일이나 웹 기반 서비스를 통해서 발굴하고, 제공한다. 기존 금융업이 신용이라는 진입장벽을 촘촘하게 세우고, 요건이 안 되는 사람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보수적이 되었다면. 챌린지 뱅크는 이 장벽 자체를 허물고 좀더 많은 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 폭넓고 편리한 서비스를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특히 10대를 타깃으로 ‘경험’을 부르짖는 모니랩이 출발선에 서 있다. 

“은행들이 못하거나 혹은 하지 않는 시도들 모두가 저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시작은 챌린지 뱅크로, 나중에는 모니랩이 진짜 모바일 뱅크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또 굳이 안 되어도 상관없고요. 다만 ‘챌린지’ 자체가 저희에게는 기회의 장, 스피릿의 개념으로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모든 사람들의 스마트폰에 깔려 있는 앱.” 어떻게 보면 단순하고, 또 증명하기 전까지 섣불리 짐작할 수도 없는 꿈 같은 이야기다. 이경훈 대표는 “그렇게 될 수 있다고 굳건히 믿고 그 가능성을 향해 달려간다"며, 실로 굳건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기억이 났다. 이게 바로 우리 모두의 초심이었음을. 

필자 성영주
매거진 기자로 업의 처음과 끝을 지내고 있다.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많다. (매번 지친다.) 자기 밥벌이가 급급해서 남의 밥벌이도 중요하다는 걸 주억주억 깨닫는다. 늦다. 늦는 게 나쁜 게 아니라는 걸 알아가는 것도 늦다. 노동하는 자는 신성하다. 노동이라는 단어가 다른 핫한/트렌디한/최신유행의 단어들에 의해 마구 놀아지고 그래서 오롯이 살아 있으면 좋겠다. 노동은 신성하고, 당신도 노동자다. 나와 같이. <오늘만 사는 여자>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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